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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먹는 하마’ 평창 알펜시아 새주인 찾았다…7100억원 매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매각 명령 이후 10년 만에 새 주인

2018평창겨울올림픽이 열린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모습. [뉴스1]

2018평창겨울올림픽이 열린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모습. [뉴스1]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던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가 제5차 공개 매각에서 최종 낙찰자를 선정, 10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강원도개발공사는 24일 오전 강원도청 소회의실에서 "알펜시아리조트 공개 매각 최종 입찰 결과 최종 낙찰자(우선 협상대상자)로 KH 강원개발주식회사(이하 KH 강원개발)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낙찰가격은 7100억원이다.

KH강원개발은 KH필룩스와 KH일렉트론 등이 이번 공개경쟁입찰 참여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KH강원개발 주요 주주인 KH필룰스는 전자 부품·소재, 조명산업 전문기업이고, KH일렉트론은 음향기기전문 제조와 게임 개발과 공급을 하는 기업이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이번 낙찰 결과를 바탕으로 본실사와 계약 협상을 병행해 늦어도 오는 8월 23일까지 알펜시아리조트 양도·양수의 모든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는 8월 23일까지 최종 계약 마무리 

24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열린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결과 발표 및 양도·양수 협약 체결식에서 최문순 도지사(왼쪽부터), 한우근 KH 강원개발 대표, 이만희 도개발공사 사장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열린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결과 발표 및 양도·양수 협약 체결식에서 최문순 도지사(왼쪽부터), 한우근 KH 강원개발 대표, 이만희 도개발공사 사장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결과 발표 자리에서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이만희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은 최종 낙찰자인 KH 강원개발과 알펜시아 리조트 양도·양수 기본협약도 체결했다. 알펜시아 리조트 양도·양수 기본협약에는 8월 23일 최종 계약까지 신속한 계약이행과 기존 알펜시아 임직원의 고용 승계, 인허가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KH 강원개발의 한우근 대표는 “알펜시아 리조트가 위치한 곳은 미세먼지가 없는 자연이 내린 축복받은 최고 청정 지역으로 기존 리조트 사업을 강화해 대한민국 최고의 리조트로 발돋움하겠다”며 “알펜시아 임직원 100% 고용 승계를 통한 고용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알펜시아 양도·양수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본실사와 본계약 등을 최대한 지원하고 매각 완료 즉시 부채를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만났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번에 매각하는 시설은 알펜시아 고급빌라와 회원제 골프장(27홀)으로 이뤄진 A지구, 호텔·콘도·워터파크·스키장이 자리한 B지구다. 스키점프대와 바이애슬론 경기장을 포함한 스포츠 시설 C지구는 제외됐다. 이에 강원도는 KH 강원개발과 추가 협상을 통해 C지구를 400억원 규모로 2차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해도 남은 부채 3200억원

2018평창겨울올림픽이 열린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모습.  [사진 강원도]

2018평창겨울올림픽이 열린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모습. [사진 강원도]

이와 함께 7100억원에 A·B 지구 매각이 완료되면 강원도개발공사 기존 부채는 7728억원에서 618억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골프장·호텔·콘도 회원권 26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손에 쥐는 매각대금은 45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기존 부채 7728억원에 4500억원의 매각대금을 받고 나면 3228억원의 부채가 남아 여전히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알펜시아리조트는 2018평창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강원도가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 491만㎡ 부지에 2009년 조성한 종합 리조트로, 골프장과 스키장·호텔·콘도·고급 빌라 등을 갖췄다.

평창올림픽 주 무대로 활용되며 올림픽 성공 개최에 기여했지만, 건설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과 공사 기간 연장, 분양 저조로 총사업비 1조6325억원 중 1조189억원을 빚으로 떠안았다. 지금까지 원금 2461억원과 이자 3771억원을 합해 총 6232억원 갚고도 부채 7728억원이 남아 있다. 이로 인해 2011년 행정안전부로부터 경영개선명령에 따른 매각 명령을 받기도 했다.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은 앞서 지난해 10월 말 진행된 1차 공고를 시작으로 수의계약을 포함해 올해 3월 초까지 2·3·4차 공고가 있었다. 하지만 입찰 참여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아 모두 불발됐다. 1조원에 달하던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대금은 4차례 공개 입찰과 수의 계약을 통해 30% 낮아진 7100억원으로 내려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알펜시아 매각이 성사되었음을 알려드릴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투자그룹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2단계 계획 중인 일부 동계스포츠 시설의 민영화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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