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공화당 베프' 존 매케인 부인 대사 지명으로 '보은'

중앙일보

입력 2021.06.24 07:56

업데이트 2021.06.24 07:5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은 다르지만 30년 넘게 우정을 쌓은 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대사에 지명했다. 사진은 2018년 매케인 장례식에 참석한 신디 여사.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은 다르지만 30년 넘게 우정을 쌓은 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대사에 지명했다. 사진은 2018년 매케인 장례식에 참석한 신디 여사.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67)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대사에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FAO는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둔 유엔 산하 기구다.

신디 매케인, FAO 대사 지명 등 고위직 17명 인선 발표
전 델라웨어 주지사 OECD 대사 지명 등 지인 대거 인선
NYT "번스 중국 대사, LA시장 인도, 전 시카고 시장 일본
주요 대사직 내부에서 확정됐는데도 여전히 발표 안 돼"

공화당 소속 매케인 전 상원의원은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거물 정치인이었다. 공화당원인 신디 매케인의 대사 지명은 초당적 정치의 중요성을 보여주려는 바이든 대통령 의도로 풀이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지난 대선에서 신디 매케인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데 대한 보은 성격도 있다.

신디 매케인은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트위터에 "남편과 바이든 부통령은 상원에서 함께 일하기 전부터 30년 넘게 우정을 나눴다"면서 "그래서 나는 두 사람의 우정을 축하하는 비디오에 참여하라는 바이든 대선 캠프의 초대를 영광스럽게 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애리조나주로 날아가 신디 매케인 여사와 만나 [A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애리조나주로 날아가 신디 매케인 여사와 만나 [AP=연합뉴스]

신디 매케인은 동영상 연설에서 바이든 후보와 남편의 우정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줄곧 선거운동을 도왔다.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30년 넘게 쌓은 우정은 바이든 후보의 중도 온건 성향을 강조하면서 초당적 정치를 펼칠 관록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매케인은 생전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날카롭게 비판해 트럼프 진영과 정통 보수 진영 간 차별화를 꾀했다. 남편 사후 신디 매케인도 트럼프 비판을 이어가 반(反) 트럼프 공화당원들의 바이든 지지에 영향일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디 매케인은 주류 유통업을 하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졸업 후 매케인과 결혼했다. 자선사업가, 인도주의 운동가로 활동했으며, 부친 사후 가업을 물려받아 '헨슬리 앤 컴퍼니' 의장으로 있다. 이 회사는 버드와이저·스텔라 아르투아 브랜드를 보유한 주류기업 안호이저부시의 맥주를 미국에 유통하는 최대 기업 중 하나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부인 신디 여사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부인 신디 여사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매케인 전 의원은 베트남전 참전 용사 출신으로, 애리조나주에서 하원의원 2차례, 상원의원에 5차례 당선됐다. 대선에 두 번 도전해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으나 혜성처럼 나타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초선 상원의원에게 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클레어크로닌 하원의원(매사추세츠주)을 아일랜드 대사에 지명하는 등 고위직 17명 인선을 발표했다.

당초 아일랜드 대사에는 바이든의 오랜 친구인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코네티컷)이 유력했으나, 해외 이주를 원치 않아 스스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은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주 주지사를 지낸 잭 말켈을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지명했다.

하지만 정작 외교적으로 중요한 나라 대사 지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니콜라스 번스 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대사를 주중 대사에, 에릭 가르세티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을 인도 대사에, 람 임마누엘 전 시카고 시장을 일본 대사에 지명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도 발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멕시코와 이스라엘, 나토 대사 등 첫 대사 인선을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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