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붙이면 대박? 편의점 맥주, 곰 이어 말·양까지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24 05:00

CU 편의점 맥주 코너에 백양곰표, 말표 등 동물 캐릭터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 BGF리테일

CU 편의점 맥주 코너에 백양곰표, 말표 등 동물 캐릭터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 BGF리테일

편의점에서 ‘동물 맥주’가 인기가 뜨겁다. 업계 1위 CU가 곰표 맥주로 품절 사태를 일으키자 2위 GS25는 북유럽 곰을 내세워 노르디스크 맥주로 ‘곰의 전쟁’을 시작했다. CU는 곰표에 이어 말표, 이번엔 양(羊)이 그려진 백양 맥주까지 선보였다. 맛도 맛있지만 난데없는 편의점 동물 소환에 MZ세대 (밀레니얼·Z세대)는 재밌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원조 곰표 vs 북유럽 곰 대결    

곰표 수제 맥주 인기에 GS25는 덴마크 캠핑용품업체와 협업해 노르디스크 맥주를 선보였다. 사진 GS25

곰표 수제 맥주 인기에 GS25는 덴마크 캠핑용품업체와 협업해 노르디스크 맥주를 선보였다. 사진 GS25

편의점 GS25가 지난 10일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해 선보인 노르디스크 맥주는 출시 이틀 만에 초도물량 60만개가 동났다. 수제 맥주 1등을 차지하고 있던 금성 맥주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팔렸다. 노르디스크는 국내에서 던킨도너츠·파리바게뜨와 캠핑 앞치마, 캠핑용 박스, 보냉 가방 등 캠핑용품을 중심으로 협업해왔다. 이번 노르디스크 맥주도 ‘캠핑용 맥주’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르디스크 맥주가 인기를 끈 비결은 전면에 그려진 베이지색 북극곰 덕분이다. 같은 북극곰 캐릭터라는 점에서 GS25가 경쟁사인 CU의 곰표 맥주 흥행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이러니하게도 MZ세대는 이런 경쟁을 즐기는 분위기다. 후발주자인 노르디스크 맥주를 ‘미투 상품(Me too, 경쟁사의 주력 상품을 본 떠 만든 제품)’으로 깎아내리기보다 신선하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여긴다는 얘기다.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도 흥미롭다. 관전 포인트는 라거 풍의 노르디스크 맥주가 과일 향을 자랑하는 곰표 밀맥주의 질주를 잠재울 수 있느냐다. 앞서 CU가 대한제분과 협업해 내놓은 곰표 밀맥주는 편의점 수제 맥주 열풍의 주역이다. 생산에 들어갈 때마다 완판 행진을 보였고 지난달엔 카스·테라·하이네켄 등을 꺾고 국산·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번엔 양…닷새 만에 90% 판매율  

CU가 곰표, 말표에 이어 선보인 백양 맥주는 출시 5일만에 90%가 판매됐다. 사진 BGF리테일

CU가 곰표, 말표에 이어 선보인 백양 맥주는 출시 5일만에 90%가 판매됐다. 사진 BGF리테일

GS25 반격에 질세라 CU는 이번에 양(羊)으로 맞섰다. CU는 17일 백양 캐릭터의 비엔나라거 수제 맥주를 선보였다. 백양은 ‘하얀 난닝구’로 대표되는 속옷제조업체 BYC가 창사 초기인 1957년부터 30년 동안 사용한 캐릭터다. 백양 맥주는 출시 5일 만에 초도 물량(40만개)의 90%가 판매됐다. 앞서 CU는 구두약 제조업체 말표와 말표 흑맥주를 만들어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흥행하는 상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의 바이럴(입소문)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온·오프라인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는 상품의 재미와 개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패키징(포장), 네이밍(이름짓기) 등으로 개성을 더한 상품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머는 필수 소비 조건” 

전문가들은 MZ세대에게 유머와 이야깃거리는 중요한 소비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의 무의식에는 젠더 갈등, 높은 실업률 등 불안감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맥주 같은 작은 소비에서도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적인 요소, 가벼운 B급 정서를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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