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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스킨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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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최근 직장인 밀집 지역인 강남대로와 한강대로 인근 버스 정류장에 재밌는 광고들이 눈길을 끈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비비고는 아침을 만든다’(사진) ‘위대한 갤럭시를 만드는 일도 시작은 든든한 아침부터’ ‘잊지 말고 꼭 아침 식사 헤라’. 주변에 위치한 교보문고,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임직원이라면 빙그레 웃음이 날 만한 문구들이다. 이 광고는 CJ제일제당 ‘비비고’가 평소 아침을 거르는 직장인들을 위해 비비고 죽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일종의 ‘핀스킨 마케팅’을 활용한 예다.

핀스킨 마케팅이란 ‘핀셋 마케팅’과 ‘스킨십 마케팅’을 합친 용어다. 핀셋으로 집듯 상품 특성에 맞는 고객들을 선별한 후, 부드러운 스킨십으로 다가가는 마케팅을 이른다. 맥락 없이 나열되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의 피로도는 덜고 호기심은 자극하는 광고로 최근 여러 유통업체에서 활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죽 옥외광고 이미지. [사진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비비고’ 죽 옥외광고 이미지. [사진 CJ제일제당]

지역 생활 커뮤니티인 ‘당근 마켓’도 ‘○○동도 당근이세요?’라는 문구로 지역 맞춤형 광고를 선보였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은 지난 2월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외식업 종사자들을 위해 ‘우리동네 사장님 응원 캠페인’을 벌였다. 이후 성북구 미아사거리역, 동대문구 회기역 인근 버스정류장에 ‘성하순대국’ ‘갈비집 뜰아래’ 사장님 등의 사진과 함께 ‘꼭 한 번 응원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등 접수된 단골손님들의 응원 메시지를 담은 옥외 광고를 설치했다.

시끄러운 파티장 소음 속에서도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화제는 쉽게 경청하게 되는 현상을 ‘칵테일 파티 효과’라고 한다. 누군가에게 인식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경험이 된다.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