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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람 “콜드플레이 백댄서로 보일까 고민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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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3월 미국 LA에서 진행된 콜드플레이의 ‘하이어 파워’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사진 Maria Alvarez & Ethan Newmyer]

지난 3월 미국 LA에서 진행된 콜드플레이의 ‘하이어 파워’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사진 Maria Alvarez & Ethan Newmyer]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신곡 ‘하이어 파워(Higher Power)’ 뮤직비디오를 본 한국 팬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채로운 색상으로 물든 쓰레기 행성 카오티카를 탐험하는 콜드플레이 멤버들 사이 사이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익숙한 춤사위를 선보이며 등장해서다.

콜드플레이 신곡 뮤비 첫 공개 #‘범 내려온다’ 춤꾼들 곳곳 등장

지난해 이날치와 협업한 ‘범 내려온다’로 유명해진 이들은 콜드플레이가 가는 길목 곳곳에서 나타났다. 지난달 1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브릿 어워드 시상식에서는 홀로그램으로 함께 무대를 꾸몄고, 21일에는 서울 구석구석에서 춤판을 벌인 댄스 비디오를 공개했다. 그야말로 애매모호하면서도 규정짓기 어려운 팀명 앰비규어스(ambiguous)다운 조합이다.

김보람

김보람

21일 서울 방배동 연습실에서 만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예술감독 김보람(38)은 “1월 초부터 오랜 시간 준비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범 내려온다’ 네이버 온스테이지 영상을 본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가 크리스 마틴에게 소개하며 협업이 성사됐다.

세계적 밴드와 협업할 흔치 않은 기회 앞에서 김 감독은 고민이 컸다고 했다. 누적 조회 수 6억뷰를 기록한 한국관광공사 영상 덕에 스타덤에 올랐지만 순수 무용을 추구하는 앰비규어스가 백업 댄서로 보일까 하는 우려에서다. 그는 “다행히 크리스 마틴이 앰비규어스가 콜드플레이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게 아니라 우리가 너희 영상에 출연한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며 춤에 대한 신뢰를 보여줘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LA에서 촬영하면서 그는 에일리언 콘셉트 등 데이비 메이어스 감독의 주문을 최대한 수용하되 앰비규어스만의 색을 잃지 않고자 했다고 한다. “저희 상징이 된 검정색 선글라스 정도는 껴야 한다고 했죠. 하하. 안무 요구는 특별히 없었어요. 저희는 자유롭게 노는 안무를 선호하는 편이라, 밤에 맥주 마시다가 나온 춤을 넣기도 하고요. ‘범 내려온다’도 저희가 몸 풀 때 하는 기본스텝을 응용한 춤이거든요.” 지난해 서울·부산·전주·안동·목포·강릉 등 6개 도시를 다니며 관광공사 영상을 촬영하며 배운 노하우도 활용했다.

지난 1년간 피자 알볼로부터 애플 아이폰, KCC페인트, 구찌 가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앰비규어스는 이제 본업으로 돌아간다. 김보람은 8월 20~22일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열리는 국립현대무용단 공연 ‘HIP 合’에서 ‘춤이나 춤이나’를 준비 중이다. 이를 토대로 11월 1시간짜리 공연 ‘얼이 섞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글=민경원 기자, 사진=우상조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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