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우리말 바루기] 수고양이와 수캐

중앙일보

입력 2021.06.24 00:03

지면보기

경제 04면

동물의 눈에 비친 인류는 어떤 모습일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은 암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을 탐색한다.

소설의 화자처럼 고양이의 암컷은 ‘암고양이’라고 부른다. ‘암-’은 성의 구별이 있는 동식물을 나타내는 명사 앞에 붙어 ‘새끼를 배거나 열매를 맺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다. ‘새끼를 배지 않거나 열매를 맺지 않는’의 의미를 더하는 접두사로는 ‘수-’를 붙인다. 고양이의 수컷은 ‘수고양이’라고 한다.

암고양이, 수고양이를 ‘암코양이, 수코양이’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암캐, 수캐’로 인한 혼란이다.

표준어 규정 7항엔 ‘암-’과 ‘수-’가 기본 표준말임을 밝히고 있으나 9개 단어는 예외로 뒀다.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는 ‘수-’ 다음의 첫소리를 거센소리로 적고 읽는다. ‘암-’과 결합할 때도 마찬가지다.

본래 ‘암-’과 ‘수-’는 ㅎ을 맨 마지막 음으로 지닌 말(암ㅎ, 수ㅎ)이었다. 오늘날엔 ㅎ 소리가 떨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았으나 이들 단어에만 예전 흔적인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을 인정했다.

접두사 ‘수-’에 ㅅ 받침을 붙일 때도 있다. 예외적으로 ‘양, 염소, 쥐’와 결합할 때는 발음상 ㄴ 첨가가 일어나거나 뒤의 예사소리가 된소리가 되며 사이시옷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보고 ‘숫-’으로 적는다. 발음이 [순냥], [순념소], [숟쮜]로 나므로 수양, 수염소, 수쥐는 버리고 ‘숫양, 숫염소, 숫쥐’를 표준말로 삼았다. 다른 단어는 원칙대로 수소, 수말, 수산양, 수들쥐로 쓰면 된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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