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 대표가 ‘윤석열 X파일’ 만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열린공감TV’가 23일 “방송용 취재노트”라고 한 ‘윤석열 X파일’ 중 일부. [문서 캡처]

‘열린공감TV’가 23일 “방송용 취재노트”라고 한 ‘윤석열 X파일’ 중 일부. [문서 캡처]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출처 불명의 다양한 ‘윤석열 X파일’ 중 하나는 친여 성향 유튜브 매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의혹을 정리한 X파일 중 하나의 출처가 확인된 건 처음이다.

시중에 도는 ‘윤 X파일’ 중 하나 #약 300장에 장모·부인 의혹 등 담겨 #정모 대표 “만든 건 맞지만 취재용” #윤석열 측 “네거티브 대응팀 준비”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23일 오후 유튜브 긴급 생방송을 통해 “최근에 돌고 있는 윤석열 X파일 중 목차가 담긴 6페이지 부분을 우리가 만들었다”고 했다. 열린공감TV 관계자는 방송에서 “X파일 중 하나는 우리가 앞으로 녹화할 방송에서 대본으로 쓰려고 만든 취재노트로 확인됐다. 파일은 1년 동안 취재한 내용을 근거로 작성했다”며 “정치적 음해 목적으로 만든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날 ‘윤석열 X파일-1.pdf’라는 제목의 파일 정보 캡처본이 온라인에서 유포됐는데, 파일 유출 경위에 대해 열린공감TV 관계자는 “특정인에게 비공개를 부탁하고 전달한 적이 있다. 한두 사람씩 공유하다 기자들 단체채팅방에 공유된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일의 문서 속성에 작성자로 정모씨 이름이 나온다. [문서 캡처]

파일의 문서 속성에 작성자로 정모씨 이름이 나온다. [문서 캡처]

이들이 인정한 6장짜리 문서는 목차가 담겼고, 전체 분량은 약 300쪽에 달한다. 윤 전 총장의 성장 과정, 아내와 장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정리돼 있다. 파일 작성자는 열린공감TV 대표 정모씨로 나타났다. 2019년 1월 개설해 구독자 24만 명을 보유한 열린공감TV는 친여 성향 지지자 사이에서 최근 급격히 인지도가 커진 유튜브 채널이다. 열린민주당 서포터스를 표방했다가 현재는 ‘인터넷 언론사 독립매체’로 소개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잘못 알려진 거짓 뉴스와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팩트 알리기’ 등 여권 강성 지지층 입맛에 맞는 콘텐트가 주 상품이다.

최근 “X파일을 입수했다.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고 한 야권 출신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해당 문서는 내가 본 문건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논란이 되는 것 같아 파일을 파기할 참이다”고 말했다.

X파일 논란에 대해 “거리낄 게 없다”며 정면돌파를 선택한 윤 전 총장은 네거티브 대응팀 구성을 본격화한다. 윤 전 총장 측 최지현 부대변인은 23일 통화에서 “법률 지원팀과 별도로 네거티브 대응팀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공식적으로 구성되진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윤 전 총장 측은 5~10명 규모의 네거티브 대응팀 구성을 준비 중이다. 윤 전 총장의 징계 소송과 장모 관련 소송의 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가 주축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복수의 검찰 특수부 출신 변호사 등이 합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X파일 관련 정치권 논란은 이날도 이어졌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X파일 문건 생산자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목하며 “송영길 X파일로 불렀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송 대표는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X파일을 만들었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아니, X파일 없어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지난달 25일 ‘윤석열 파일’을 거론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검증 자료를 쌓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며 “제가 나름대로 정리해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윤 전 총장 장모 최모씨의 사기 의혹 등에 대한 재수사에서 다시 한 번 ‘혐의 없음’ 판단을 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최씨의 사문서 위조·사기 등 혐의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요청에 응해 사건을 재수사한 뒤 지난 11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심새롬·김기정·편광현 기자 kim.kijeno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