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진짜 팬은 20대 아닌 60대" 이준석 돌풍 진짜 원인

중앙일보

입력 2021.06.23 17:47

업데이트 2021.06.23 18:25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준석 돌풍의 원인은 안티페미니즘도, 이대남의 결속도 아니다.”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당 대표를 만들어낸 ‘이준석 돌풍’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정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제3회 뉴노멀 포럼’에서는 기존의 해석과 다른 새로운 분석이 제시됐다.

청년정치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그동안 많은 언론이 이 대표의 당선 결과를 20대 남성의 지지와 젠더 이슈로 해석했지만, 여론조사로 드러난 실증적인 근거는 이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현상을 분석하고자 고려대불평등과민주주의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세대교체의 정치학: 청년정치의 기회와 한계’라는 주제로 제3회 뉴노멀 포럼이 열렸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세대교체의 정치학: 청년정치의 기회와 한계’라는 주제로 제3회 뉴노멀 포럼이 열렸다.

이준석 돌풍, 20대보다 60대가 더 긍정적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의 당선 결과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한 세대는 오히려 2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20대 응답자들은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당선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대해 4명 중 1명이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60대가 68%로 가장 많았고, 20대는 43%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오히려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 대표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더 높아졌다.

불평등과민주주의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30세대보다 오히려 40대 이상에서 긍정 평가가 더 높았다.

불평등과민주주의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30세대보다 오히려 40대 이상에서 긍정 평가가 더 높았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정 전문위원은 “‘이대남’(20대 남성)이 지금의 이준석 대표를 만들었다는 설명은 과한 주장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 대표의 지지율은 오히려 2030세대보다 40대 이상의 세대에서 상승폭이 더 컸다”며 “전체 인구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9%에 불과한 20대 남성만으로 이준석 대표의 높은 지지율 증가를 설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탄핵 정당했다”는 대구 연설, 당선 1등 공신  

지난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1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조경태,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후보. 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1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조경태,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후보. 연합뉴스

이준석 돌풍의 실제 원동력으로 꼽힌 것은 “탄핵은 정당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대구 연설’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의 경선 전후 행보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높은 공감대를 얻은 문항은 ‘대구·경북 지역 후보 유세’(63%)였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도 탄핵은 정당했다는 소신을 밝혔다. 정 전문위원은 “지지층에 영합하는 ‘편승의 정치’가 아닌, 자신의 입장을 소신껏 설명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새로운 모습이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여성 할당제 폐지 등으로 논란이 불거진 젠더 이슈는 이 대표의 당선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전문위원은 “‘남성의 역차별 주장’이나 ‘여성할당제 폐지 공약’은 모든 성별과 연령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공감대를 얻었다”며 “페미니즘 논란이 당시 이준석 후보가 당 대표에 선출될 정도로 여론의 강한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안티페미니즘’ 현상이 20대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그는 “젠더 격차가 20대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으로 논의되지만,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30대와 40대에서도 세대 내 젠더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젠더정치를 둘러싼 갈등이 20대를 넘어 전 세대로 확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준석 계기로 청년정치 활발해질 것”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세대교체의 정치학: 청년정치의 기회와 한계’라는 주제로 제3회 뉴노멀 포럼이 열렸다. 포럼 측 제공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세대교체의 정치학: 청년정치의 기회와 한계’라는 주제로 제3회 뉴노멀 포럼이 열렸다. 포럼 측 제공

이날 포럼에서는 이 대표가 강조하는 능력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청년정치의 측면에서 이 대표의 선출이 지니는 의의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공정성과 청년정치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조석주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능력주의를 넘어서는 공정성 담론과 그에 걸맞은 청년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평등·불공정을 포괄하는 분배의 문제는 미래의 청년세대도 동일하게 겪을 문제”라며 “MZ세대의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코로나19 이후 뉴노멀에서 이어질 청년기의 삶 자체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한국 정치에서 청년의 참여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 교수는 “이준석 대표의 당선을 계기로 앞으로 정치권은 청년들을 더 ‘모집’(Recruit)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평등과민주주의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여 103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불평등과민주주의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여 103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