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권익위 전수조사 매년 정례화”…與의 부동산 역공

중앙일보

입력 2021.06.23 14:48

업데이트 2021.06.23 15:01

전재수(북강서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전재수(북강서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부동산으로 돈 벌려고 국회의원 하는 사람들은 아예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매년 정례화하자는 입법이 추진된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23일 권익위 산하에 ‘고위공직자 부동산 거래 특별조사단’을 상설 기구로 설치하고, 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국회의원 및 시·도지사 후보에 대한 불법 부동산 거래를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24일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부동산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다시는 불법 부동산 투기 국회의원이 나오지 않게 법과 제도로 확 못박아놔야 한다”는 게 법안을 준비한 전 의원의 설명이다. 개정안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에 ‘고위공직자 부동산 전수조사(17조의2)’ 항목을 신설, 특조단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또는 고발하도록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와 전주혜 원내대변인(왼쪽)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정부합동민원센터에서 김태응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거래특별조사단장에게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의혹 전수조사 의뢰서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날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내지 않았다. 뉴스1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와 전주혜 원내대변인(왼쪽)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정부합동민원센터에서 김태응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거래특별조사단장에게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의혹 전수조사 의뢰서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날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내지 않았다. 뉴스1

특히 권익위의 자료제출 요구권을 법안에 명시해 국회의원에 대한 사실상의 강제 조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공공기관과 고위공직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이(자료제출 요구)에 따라야 한다’는 문구를 통해서다. 이는 지난 11일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했지만,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내지 않아 조사를 지연시키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의 성격도 있다.

권익위 조사 의뢰 후 이달 초 '12명 탈당 권유'라는 후폭풍을 치른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대야 공세로 모드를 전환, 국민의힘 비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권익위에 정보제공 동의를 안 냈다고 언론이 질타하자 뒤늦게 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족들, 직계존비속에 대한 정보제공 동의서를 내지 않고 있다”며 “이게 도대체 뭐냐. 이준석 대표는 즉시 확인해야 한다. 이런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전날(22일) 국민의힘을 “부동산 미꾸라지, ‘부끄라지’ 정당”으로 규정하며 “권익위 특별조사단장의 임기가 오는 8월 26일까지라는 것을 계산하고 이렇게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사무총장,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요청서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의뢰서와 함께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같이 냈다. 뉴스1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사무총장,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요청서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의뢰서와 함께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같이 냈다. 뉴스1

12명에 대한 탈당 권유라는 “마음 아픈 결정”(송 대표)을 감행한 민주당이 이번 권익위 정례 조사 법안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야당의 이준석 돌풍과 당 내 경선연기 갈등 장기화 등으로 민주당으로선 국면 전환용 카드가 절실하다. 전 의원은 “정책위원회와 긴밀한 소통을 거쳐 올해 정기국회 중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키고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당론화 작업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안의 성격상 여야 논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세부 사항(가족·친지 등 조사 대상 범위와 특조단 구성, 조사 방법 및 시기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데 대해 "정권 입맛에 따라 정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전 의원은 선관위가 부동산 투기를 사전 조사하고, 문제 발견 시 후보 등록 무효화·피선거권 제한 등 강도 높은 조처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19조·49조·52조) 개정안도 함께 낼 계획이다.

발의 및 공론화 작업은 당내 대선주자인 이광재 의원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정책이 진짜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 의원은 22일 ‘도심공항, 어떻게 할 것인가’ 정책 토론회를 매개로 정세균 전 총리·이낙연 전 대표와 ‘경선 연기파’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23일에는 같은 당 박재호 의원과 함께 “수술실과 요양병원 CCTV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내용의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전 의원은 당내 대표적 이광재 캠프 인사로 분류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광재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와 관련한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같은 당 박재호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광재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와 관련한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같은 당 박재호 의원. 뉴스1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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