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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캠' 출신 신평 "'尹 X파일' 봤다…저질·흑색선전"

중앙일보

입력

신평 변호사. 중앙포토

신평 변호사. 중앙포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괴문서'로 규정한 '윤석열 X파일'을 봤다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한 인사는 윤 전 총장의 X파일에 '저질, 인신공격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고 비난했다.

신평 변호사는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석열의 X파일'이 돌아다니고 있다. 나 같은 사람도 봤을 정도이니 얼마나 광범하게 유포되고 있는지 짐작할 만 하다"라며 "저질스럽기 짝이 없는 인신공격으로 가득 채워진 것이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문재인 캠프에서 공익제보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정권 출범 이후에는 조국 전 장관에 사퇴를 요구하거나 검찰개혁을 비판하는 등 여권에 꾸준히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신 변호사는 X파일에 윤 전 총장의 부인과 장모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암시했다. 그는 "윤석열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처나 장모의 인권은 까닭을 알 수 없이 무참하게 유린되었다"라며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인격조차도 그들에게는 허용할 수 없다는 듯이 철저하게 밟아 뭉개는 내용"이라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그렇게 말하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신평 변호사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신평 변호사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신 변호사는 과거 자신이 법관재임용에서 탈락한 일을 떠올렸다. 판사실에서 공공연하게 돈 봉투가 오가는 현실을 개탄한 뒤 자신에 대한 조직적인 사생활 조작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신 변호사는 "그 전부터 (나는) 반체제 인사,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과감한 석방으로 대법원 상층부에 미운털이 박혀있었던 터였다"라며 "법관재임명을 규정한 현행헌법 시행 후 최초로 나를 법관재임명에서 탈락시켰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들은 재임명탈락의 파문을 최소화해야겠다는 필요성에 쫓겨 내 사생활에 대한 사실을 조작하여 퍼뜨렸다. 그 선두에 선 이는 대법원 공보관으로서 내 친한 친구였다"고 했다.

당시 자신이 당한 불이익과 이번 X파일은 같은 맥락에서 조작된 흑색선전이라는 게 신 변호사의 생각이다. 신 변호사가 언급한 과거 그의 경험은 김영삼 정권 시절인 1993년 일어난 '3차 사법파동'을 일컫는다. 그해 5월 언론에 판사실 금품수수와 관련한 비판 글을 기고한 뒤 8월 법관재임용에서 탈락해 논란이 된 사건이다.

신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의 X파일이 조작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는 "틀림없이 어떤 기관의 꼼꼼한 작업에 의해 산출된 흑색선전을 바탕으로 그를 낙마시키려 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권력의 목적을 위해서는 개인의 인권을 무자비하게 짓밟아도 그럴 수 있다는, 공작에 의해 국민의 여론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침묵의 방조현장을 본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라고 한탄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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