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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부메랑, 수입해야 할 LNG 발전소 설비 최대 6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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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탈원전 등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수입해야 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설비 비용이 최대 6조원이 넘는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22일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기계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30년까지 LNG 발전소 추가 건설을 위해 수입해야 하는 설비가 최소 1조6900억원에서 최대 6조2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LNG 발전소 19기 증설 계획 #기술력 낮아 국산화도 쉽지 않아

LNG 발전소 증설에 따른 설비 수입액.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LNG 발전소 증설에 따른 설비 수입액.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LNG 발전소를 지금보다 약 19기(9.7GW) 더 지을 예정이다. 탈원전·탈탄소 정책에 따라 원전과 석탄을 대체할 전력원으로 LNG 발전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LNG 발전소에 쓰이는 주요 설비는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주 기기인 가스터빈은 미국·독일·일본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의 약 96%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까지 늘어나는 LNG 발전소의 ▶가스터빈 ▶배열회수보일러 ▶증기터빈을 지금처럼 전량 수입하면 약 6조2100억원이 필요하다. 만약 국산화가 어려운 가스터빈만 해외에서 들여오고 나머지를 모두 자체 생산해도 2조1100억원어치를 수입해야 한다. 여기에 가스터빈을 약 20% 국산화한다고 가정해도 1조6900억원어치를 해외에서 사와야 한다.

이를 유지보수하는 데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양 의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LNG 발전용 가스터빈의 연간 유지보수 비용은 2840억원(고온부품 구매 비용 1290억원, 경상정비 비용 1550억원)이다. 이 비용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양 의원은 “대부분 국산인 원자력 발전과 달리 LNG 발전은 설비뿐 아니라 연료까지 전량 수입하고 있다”며 “정부가 LNG 발전을 확대할수록 외화 유출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도 높은 해외 의존도를 우려해 2030년까지 가스터빈 최대 15기를 국산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의 기술이 떨어져 국산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온실가스 저감 능력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감사원은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수도권 노후 LNG 발전소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가동 초기가 정상 때보다 약 2.3배 많다고 밝혔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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