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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여성, 얼리지 않은 자기 난자로 아이 낳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국내에서 50세 여성이 얼리지 않은 자기 난자로 시험관 시술을 받고 임신·출산에 성공했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는 A(50)씨가 시험관 시술을 통해 임신한 뒤 지난달말 제왕절개를 통해 2.7kg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고 22일 밝혔다.

시험관시술로 2.7㎏ 아들 출산 #고령·초산·임신성 당뇨 이겨내

2018년 6월 이 병원을 처음 찾은 A씨는 자연임신이 여의치 않자 2019년 9월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하기로 했다. 노화로 난소기능이 저하된 상태라 시술에 필요한 난자를 모으는 게 관건이었다. 의료진은 5번의 과배란·저자극 배란 등으로 난자를 채취했고, 이 중 건강한 난자를 골라내 2개의 수정란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이를 이식했고, 임신에 성공했다.

임신을 유지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A씨는 고령의 초산 임신부로 임신과 동시에 고위험 산모로 분류됐다. 임신 기간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는 위기도 겪었다. 병원 측은 산부인과·내과 협진으로 식단과 운동 등 처방을 하면서 철저히 관리했다.

고령 산모가 늘고 있지만 50대 산모는 드물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출생아 30만2676명 중 50세 이상 산모가 낳은 아기는 18명에 불과하다. 국내 최고령 산모는 57세(2012년 출산)로 기록돼 있다. 해당 산모는 폐경 이전에 냉동해둔 난자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해 임신할 수 있었다. 강남차병원 관계자는 “50대 여성이 젊은 나이에 냉동 보관해놓은 난자나 다른 사람의 난자가 아닌 자기 난자로 임신에 성공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우식 여성의학연구소장은 “난소기능 저하 등으로 난임 시술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이를 간절히 바라는 부부와 의료진이 한 팀이 된 덕분에 새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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