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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국대 경기 보려면 OTT 가입” vs “관심 높은 스포츠 중계는 공짜여야”

중앙일보

입력

유로2020을 생중계하는 티빙 [사진 티빙 캡쳐]

유로2020을 생중계하는 티빙 [사진 티빙 캡쳐]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스포츠 중계권’을 놓고 맞붙고 있다. 인기 스포츠 중계가 가입자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오리지널 콘텐트 경쟁에 이어 ‘2라운드’인 셈이다. 하지만 매달 이용료를 내야 해 ‘보편적 시청권’이 제약된다는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백억원대로 커진 중계권 경쟁

쿠팡플레이. [사진 쿠팡 제공]

쿠팡플레이. [사진 쿠팡 제공]

쿠팡이 서비스 중인 OTT ‘쿠팡플레이’는 최근 네이버ㆍ카카오와 경합한 끝에 다음 달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앞서 김연경 선수가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국제배구연맹 여자 네이션스리그도 쿠팡플레이에서 중계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 경기의 온라인 중계권이 포털 사이트에서 OTT로 넘어갔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OTT 사업자가 올림픽 경기를 중계하려면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로부터 중계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중계권 금액만 수백억원에 달한다.

티빙도 지난 12일 시작한 유럽축구선수권 대회(UEFA EURO 2020)을 중계하고 있다. 총 51경기 중 31경기는 tvN이나 XtvN 등 TV 채널과 함께 중계하지만 나머지 20경기는 티빙에서만 독점 중계한다. 경기 후 다시 보기 등도 티빙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이미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아시아 최종예선, 테니스 프랑스오픈 경기의 중계권도 확보한 상태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진출하면 OTT 간 스포츠 중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는 세계적 스포츠 채널 ESPN을 보유하고 있다.

“비교적 쉽게 락인 효과 누릴 수 있어”

OTT들이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중계권 구매를 감수하는 배경에는 스포츠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트보다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오기가 쉽고,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판단에서다. 독점적인 콘텐트로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상대적으로 쉽게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OTT 업체 관계자는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드라마ㆍ예능 콘텐트에 비해 고정 팬덤이 있는 스포츠는 최고의 킬러 콘텐트”라고 설명했다.

NFL은 10년간 아마존 프라임과 중계 계약을 맺었다. [AP=연합뉴스]

NFL은 10년간 아마존 프라임과 중계 계약을 맺었다. [AP=연합뉴스]

가장 적극적으로 스포츠 중계권을 활용하는 곳은 아마존이다. 지난 4월 기준 ‘아마존프라임’의 구독자는 2억 명을 넘었다. 아마존은 미식축구연맹(NFL)에 110억 달러(약 12조원)를 내고 향후 10년간 NFL의 목요일 오후 시합을 온라인 중계하기로 했다. 지난 12일에는 세계 5대 축구 리그 중 하나인 프랑스 1부 리그 중계권을 2024년까지 구매했다고 밝혔다. 중계권료는 연간 2억7500만 유로(약 3700억원) 수준이다.

“‘누구나 볼 권리’와 상충한다” 지적도

다만 이런 흐름이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보편적 시청권은 2007년 개정된 방송법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개념으로, 국민적 관심거리가 되는 스포츠 경기 등은 무료 방송을 하는 방송사가 방송권을 확보해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추세라면 스포츠 중계가 차츰 유료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OTT에도 이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 3사와 포털이 중계권을 가진 국내 프로야구도 2023년까지는 무료 시청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OTT에도 보편적 시청권을 적용해 따로 무료 공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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