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서 드문 일" 50세 여성, 얼리지 않은 자기난자로 출산

중앙일보

입력 2021.06.22 17:09

업데이트 2021.06.22 17:36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입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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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50세 여성이 얼리지 않은 자기 난자로 시험관시술을 받고 임신·출산에 성공하는 사례가 나왔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는 50세 A씨가 시험관시술을 통해 임신했고 지난 5월말 2.7kg의 건강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임신을 위해 3년여 노력한 끝에 그리던 첫 아이를 품에 안게 됐다. A씨는 지난 2018년 6월 임신을 위해 강남차병원을 처음 찾았다. 1년 가량 자연임신 시도를 해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어 2019년 9월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하기로 했다. A씨는 노화에 따라 난소기능이 저하된 상태였다. 시술에 필요한 난자를 모으는게 관건이었다고 한다. 의료진은 5번의 과배란ㆍ저자극배란 등으로 A씨의 난자를 채취했고, 이 중 건강한 난자를 골라내 2개의 수정란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이를 이식했고, 임신에 성공했다. 임신을 유지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A씨는 고령의 초산 임신부로 임신과 동시에 고위험 산모로 분류됐다. 임신 기간 임신성당뇨 판정을 받는 위기도 겪었다. A씨는 산부인과ㆍ내과 협진을 받으며 식단과 운동 등을 처방받았고, 이에 따라 관리를 철저하게 했다. 그리고 지난달 말 제왕절개를 통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난자 냉동·시험관 아기 시술이 발달하면서 고령 산모가 늘고 있지만 50대 산모는 드물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출생아 30만2676명 중 50세 이상 산모가 낳은 아기는 18명이다. 국내 최고령 산모는 57세(2012년 출산)로 기록돼있다. 당시 산모는 폐경 상태였지만, 폐경 이전에 냉동해둔 난자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해 임신할 수 있었다. 강남차병원은 “A씨처럼 50대 여성이 젊은 나이에 냉동 보관 해놓은 난자를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난자를 기증 받지 않고 자기 난자로 임신에 성공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라고 설명했다.

A씨의 난임시술을 맡았던 이우식 여성의학연구소장은 “40대 후반~50대 초반 여성이 얼리지 않은 자기 난자로 임신과 출산에 성공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난소기능 저하 등으로 난임 시술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이를 간절히 바라는 부부와 의료진이 한 팀이 된 덕분에 새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분만을 맡은 김수현 교수는 “산모가 고령인데 초산이었고 임신성 당뇨도 있어서 걱정했지만 의료진을 믿고 잘 따라줘 건강하게 출산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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