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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원훈석에 신영복체라니…” 전직 요원들 시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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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가정보원이 창설된 지 6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공개한 새 원훈. [사진 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이 창설된 지 6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공개한 새 원훈. [사진 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이 새 원훈석(院訓石) 글씨체로 ‘신영복체’를 채택한 것에 대해 전직 국정원 정보 요원들이 반발하며 21일부터 무기한 시위에 돌입했다.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전직 국정원 직원모임’(직원모임)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2시간 여간 서울 서초구 국정원의 정문·남문·후문에서 2명씩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박지원 사퇴하라” “간첩글씨체 원훈석 깨부수자” 등의 피켓을 들었다.

“국보법 사범 필체 사용 부적절” #박지원 사퇴 등 걸고 릴레이 시위

전직 요원들이 행동에 나선 건 원훈석의 글씨체를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를 본떠 만든 ‘어깨동무체’(신영복체)로 채택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신 교수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년을 복역하고 1988년 특별 가석방됐다.

시위를 기획한 황윤덕 국가안보통일연구원장은 “전직 요원들은 원훈석에 신영복체가 쓰이게 된 것에 대해 국정원 측의 명확한 해명이나 사과가 있을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종한 직원모임 사무총장은 “원훈석은 국정원의 상징과도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존경하는 사상가로 꼽아왔다지만, 국보법 위반으로 복역했던 사람의 필체로 국정원의 상징을 바꾼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전직 요원들이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창설 6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새 원훈석 제막식을 열었다. 2016년부터 사용한 원훈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를 5년 만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바꿨다. 원훈석 글씨체가 ‘신영복체’인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확산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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