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플라스틱 다 어디 갔나 추적해보니…충격 종착지[영상]

그 많은 플라스틱 다 어디 갔나 추적해보니…충격 종착지[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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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 없는 세상,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죠. 하지만 70년 전만 해도 지구에는 플라스틱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석유에서 뽑아낸 물질로 플라스틱을 대량 생산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플라스틱 어스]플라스틱의 일생을 추적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플라스틱을 만들고, 쓰고, 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플라스틱이 탄생하죠. 그 많은 플라스틱은 결국 어디로 갈까요?

#우리가 몰랐던 플라스틱의 일생을 영상을 통해 만나보세요.

①탄생

플라스틱 페트병 원료인 페트칩 알갱이들. 왕준열PD

플라스틱 페트병 원료인 페트칩 알갱이들. 왕준열PD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플라스틱 페트병의 원료인 페트칩입니다. 이렇게 플라스틱은 쉽게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고 수백 년 동안 썩지도 않습니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1950년대부터 플라스틱을 대량 생산하게 됐죠. 1987년 1억t(톤)을 돌파한 플라스틱 생산량은 폭발적으로 불어났습니다.

2015년까지 65년 동안 무려 83억t의 플라스틱이 탄생했습니다. 무게로 따지면 에펠탑 82만 2000개와 맞먹을 정도죠. 이 중 지금도 쓰고 있는 플라스틱은 25억t, 재활용한 건 6억t에 불과합니다. 절반이 넘는 49억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어딘가에 버려졌습니다.

②죽음

인천시 계양구 굴포천에 밀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모여 섬이 만들어졌다. 왕준열PD

인천시 계양구 굴포천에 밀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모여 섬이 만들어졌다. 왕준열PD

일상에서 썼던 플라스틱 쓰레기 중 많은 양이 강을 거쳐 바다로 흘러갑니다. 한강에서 버려진 쓰레기는 서해로, 낙동강 쓰레기는 남해로 유입되죠. 국내에서 매년 2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전 세계에서 바다로 쏟아져 나온 플라스틱들이 모여 만들어진 5개의 거대한 쓰레기섬이 현재 바다 위에 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뉴스에서 본 충격적인 쓰레기섬은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 쓰레기 중 1%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닷속에 가라앉거나, 혹은 바다 위를 떠다니다 육지로 다시 돌아옵니다.

③부활

재활용 선별장에서 분리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선별 과정을 거치고 있다. 왕준열PD

재활용 선별장에서 분리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선별 과정을 거치고 있다. 왕준열PD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동하는 플라스틱들. 우리가 분리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모이는 재활용 선별장입니다. 쓰임새를 다하고 버려진 플라스틱 들은 이곳에서 다시 생명을 얻게 되죠.

실제 우리가 분리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얼마나 재활용될까요?

플라스틱 쓰레기는 종류별로 분리되는데 페트나 PP는 섬유나 파이프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재활용됩니다. 비닐은 대부분 태워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이고요.

거제도 흥남해수욕장 모래 사장에 스티로폼 알갱이가 섞여 있다. 왕준열PD

거제도 흥남해수욕장 모래 사장에 스티로폼 알갱이가 섞여 있다. 왕준열PD

하지만 절반 정도는 선별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고 잔재물로 남게 됩니다. 시멘트 연료로 쓰거나 매립할 수 밖에 없죠. 결국 우리가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더라도 물질로 재탄생하는 플라스틱은 30%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70년 만에 지구를 삼켜버린 플라스틱은 수백만년 동안 지구에서 살아온 인류를 언젠가 밀어낼지도 모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결국 지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입니다.

특별취재팀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70년. 플라스틱이 지구를 점령하기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사용이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는 지구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앙일보는 탄생-사용-투기-재활용 등 플라스틱의 일생을 추적하고, 탈(脫)플라스틱 사회를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플라스틱 어스(PLASTIC EARTH=US)’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특별취재팀=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천권필·정종훈·김정연 기자, 왕준열PD, 곽민재 인턴, 장민순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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