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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샤이니…'아이돌 사관학교' 한림예고 폐교 면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수 송유빈(왼쪽부터) 트와이스 다현, 배우 신동우의 한림예고 졸업식 모습. 사진 인스타그램

가수 송유빈(왼쪽부터) 트와이스 다현, 배우 신동우의 한림예고 졸업식 모습. 사진 인스타그램

트와이스 쯔위·다현, 샤이니 태민 등 아이돌을 여럿 배출한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한림예고)가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18일 서울시교육청은 한림예고의 상속인이 신청한 공익재단법인 한림재단 설립 신청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설립이 완료되면 한림재단이 학교의 운영을 맡는다.

유명 아이돌을 다수 배출해 '아이돌 사관학교'로 불리는 한림예고는 정규 학교가 아닌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설립자가 사망한 뒤 한림예고는 폐교 위기에 처했다. 2007년 평생교육법이 개정되면서 평생교육시설은 개인이 아닌 학교법인이나 재단법인만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개인이 설립한 한림예고는 설립자 사망 이후 법인 전환을 하지 못해 평생교육시설 자격을 잃었다.

설립자 사망 후 폐교 위기…신입생도 못 뽑아

서울 송파구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사진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서울 송파구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사진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폐쇄 대상이 된 한림예고는 지난해 신입생도 선발하지 못했다. 현재 한림예고는 1학년 없이 2~3학년 6개 반 5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재학생이 졸업할 때까지는 설립자의 지위 승계자가 운영하지만, 학교의 명맥은 끊기게 된 셈이다.

교직원 임금을 둘러싼 갈등도 벌어졌다. 지난 4월 자신을 한림예고 교직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에 글을 올려 "(학교 측이) 교직원의 약 40%는 무급 휴직 및 해고를, 30%는 임금삭감안을 제시해 교사 61명 중 21명이 학교를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3월 말 45명의 교직원 중 14명의 교사에게 무급 휴직 및 해고 통보를 하고, 남은 인원은 20% 임금삭감 안을 제시했다"며 "기존 교직원 61명에서 31명으로 절반의 교사만 남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설립자 사망 후 분쟁…상속 재산 출연으로 물꼬

지난 3월 19일 서울교육청 시민청원에 올라온 한림예고 정상화를 촉구하는 청원. 1만988명의 동의를 얻었다. [서울교육청 캡쳐]

지난 3월 19일 서울교육청 시민청원에 올라온 한림예고 정상화를 촉구하는 청원. 1만988명의 동의를 얻었다. [서울교육청 캡쳐]

설립자 유고 직후 법인 전환이 이뤄져야 했지만, 교육계에 따르면 설립자 자녀 간에 분쟁이 있어 법인화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법인 전환을 위해선 학교 상속인이 재산을 재단에 출연해야 하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사유재산을 공익재단에 출연할 경우 재산권 행사에 상당한 제약이 생긴다.

학생·학부모가 청원 운동을 벌이고, 상속자가 재산 출연을 결정하면서 법인 전환은 탄력을 받았다.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에 올라온 한림예고 정상화를 촉구하는 글은 1만988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림예고 상속인은 한림예고 부지와 건물 등을 재단에 출연하기로 해 공익재단 설립이 가시화됐다.

법인 설립에 물꼬를 텄지만, 해결할 문제는 남아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가 SH공사에 용지분양금을 납부하지 않아 생긴 근저당 설정 등을 한림재단이 해소하는 조건으로 법인설립을 허가했다. 상속 과정에서 생긴 분쟁으로 생긴 가압류 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구성원의 노력과 적극적인 행정 지원으로 학교 정상화의 계기를 만들었다"며 "한림예고가 공공성이 확보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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