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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m 위 스카이워크 걷다가 녹차 한 잔···하동의 찻집 명소들

중앙일보

입력

경남 하동에는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며 더위를 피해갈 찻집과 카페가 수두룩하다. 7대를 이어오는 도심다원 역시 그렇다. 백종현 기자

경남 하동에는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며 더위를 피해갈 찻집과 카페가 수두룩하다. 7대를 이어오는 도심다원 역시 그렇다. 백종현 기자

경남 하동을 즐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찻집이나 카페를 찾는 것이다. 하동은 차(茶)의 고장이다. 하동 땅에 150곳이 넘는 다원이 있다. 차밭은 스스로 그윽한 풍경이자, 차 한 잔 즐기며 쉬어가기 좋은 쉼터가 돼준다.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전망 좋은 카페도 수두룩하다.

7대를 이어온 맛과 향 – 도심다원

화개동천 언덕에 자리한 도심다원. 언덕진 차밭을 내려다보며 피크닉 기분을 낼 수 있다. 백종현 기자

화개동천 언덕에 자리한 도심다원. 언덕진 차밭을 내려다보며 피크닉 기분을 낼 수 있다. 백종현 기자

하동에서도 습기가 많고 일교차가 큰 화개면 비탈에 차밭이 몰려 있는데, 저마다 뿌리 깊은 역사를 지녔다. 7대를 이어온다는 ‘도심다원’이 그중 하나다. 차밭 언덕에 올해부터 찻집을 내 손님을 맞고 있다.
메뉴는 딱 두 가지. 우전(4월 초중반에 여린 찻잎을 채집해 덖은 햇녹차)과 세작(4월 말 채집해 덖은 녹차)만 판다. “대를 이어 지켜온 야생차의 맛과 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메뉴”라고 7대 오재홍(42) 씨는 말한다.

실내에도 자리가 있지만, 차밭 일대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는 야외 정자가 인기가 많다. 녹차와 다기, 간식과 피크닉 매트 등을 담은 차 바구니 세트(2만원)를 빌리면 야외 정자를 1시간 빌릴 수 있다. 차밭 한편에 천 년 차나무의 후계목이 있다.

초록빛 차밭에 풍덩 - 매암제다원

악양면에 자리한 매암제다원. 너른 차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가기 좋은 찻집이다. 백종현 기자

악양면에 자리한 매암제다원. 너른 차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가기 좋은 찻집이다. 백종현 기자

매암제다원은 1968년부터 3대째 차를 덖는다. 2만800㎡(약 6300평) 규모로, 전국의 이름난 다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차밭에 딸린 옛집 덕에 운치가 남다르다. 입구 목조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적산가옥으로 95년 세월을 버텼다. 조선총독부 산림국 산하의 임업시험장 관사로 쓰다 해방 후 다원 소유가 됐고, 지금은 차 박물관으로 활용 중이다.

낡은 목조 주택이 주는 따뜻한 분위기, 연둣빛 차밭을 품은 평온한 전망 덕에 젊은 층 사이에서도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인스타그램에 ‘매암제다원’을 검색하면 2만 개가 넘는 인증사진이 쏟아진다. 대개 차박물관의 평상 마루에 앉아 인증사진을 담아간다. 마루에 앉으면 뒤로 연둣빛 차밭에 내려다보인다. 옛 농막을 찻집으로 꾸민 매암다방에서 여러 차를 맛볼 수 있다. 물봉선화 향을 닮은 ‘매암홍차(5000원)’가 대표 메뉴. 차 박물관과 차밭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골라 먹는 재미 - 쌍계명차

화개장터 옆 쌍계명차. 찾집 겸 박물관이다. 다양한 종류의 차와 다기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백종현 기자

화개장터 옆 쌍계명차. 찾집 겸 박물관이다. 다양한 종류의 차와 다기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백종현 기자

쌍계명차는 김동곤(73) 차 명인이 1975년 설립한 제다원이다. 야생차 위주의 다양한 차 제품과 한약재를 이용한 한방차를 두루 생산한다. 5년 전 화개장터 옆에 2층짜리 찻집 겸 박물관을 세웠는데, 어느덧 하동 명물로 자리 잡았다.

일단 눈이 즐겁다. 다른 맛과 향을 지닌 100여 종 차와 차관‧찻종‧찻숟가락 등 아기자기한 다기가 가게를 가득 채운다. 2층 전시 공간에는 가야 토기를 비롯해 청자와 백자, 다식과 떡살 200여 점, 찻잔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우전(8000원) 외에 와플을 곁들인 차 세트(1만원), 녹차 빙수(8000원) 등이 인기 메뉴로 통한다.

섬진강과 평사리 들판이 한눈에 – 스타웨이 하동

평사리들판 뒤편 언덕에 자리한 스타웨이하동. 섬진강을 내려다 보는 전망 좋은 카페이자, 스카이워크다. 백종현 기자, [사진 스타웨이 하동]

평사리들판 뒤편 언덕에 자리한 스타웨이하동. 섬진강을 내려다 보는 전망 좋은 카페이자, 스카이워크다. 백종현 기자, [사진 스타웨이 하동]

하동 악양면 성제봉(형제봉, 1115m) 남쪽 언덕(170m)에 자리한 카페 겸 전망대. 발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스카이워크(길이 390m)를 지나 실내 카페로 드는 구조다. 스카이워크에 서면 발밑으로 바로 섬진강과 동정호수가 곧장 내려다보인다.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 들판도 눈앞에 펼쳐진다. 뷰 하나만 놓고 보면 성제봉 정상 못지않다. 하동에 들른 기념으로 인증사진 필요하다면 필히 들러볼 만한 장소다.

실내엔 카페 외에 전시 공간과 컨벤션 홀이 있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전망을 누리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 좋은 명당이. 입장료 3000원을 받는다. 스타웨이 하동에서 비탈길을 따라 10여 분 더 올라가면 신라 시대 산성인 고소성이 나온다. 해발 300m 정도 능선을 따라 성곽이 이어진다.

정원이 아름다운 – 더로드101

차를 마시는 공간보다 정원과 연못이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더로드 101. 십리벚꽃길에서 가장 인기 많은 카페로 꼽힌다. 백종현 기자

차를 마시는 공간보다 정원과 연못이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더로드 101. 십리벚꽃길에서 가장 인기 많은 카페로 꼽힌다. 백종현 기자

화개장터와 쌍계사 사이, 이른바 ‘십리벚꽃길’을 찾은 관광객 상당수가 들렀다 가는 베이커리 카페. 하동 카페들 가운데 SNS에서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다. 너른 계단식 정원을 품고 있어 야외 자리가 실내보다 인기가 좋다.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큰데, 소나무 50그루가 정원 곳곳에 서 있고, 실내외 연못에 잉어 수십 마리가 살고 있다. 가게 한편에서 분재와 허브 등을 판매한다. 하동 녹차를 개어 만든 지리산 라떼와 매일 직접 구워내는 마들렌이 시그니처 메뉴다.

하동=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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