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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 캠프..소통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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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고있다. 우상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고있다. 우상조 기자

이동훈 대변인 갑작스런 임명과 사퇴..솔직한 설명이 없다 #X파일까지 등장하는 정치판..소통 없이 의혹해소 안된다

1.일요일(20일) 아침 7시 7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톡방에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는 이동훈 대변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SNS 담당 이상록 대변인이 40분 뒤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윤석열 전 총장은 두 대변인(이동훈 이상록)을 만나 앞으로 국민 앞에 더 겸허하게 잘하자며 격려했다. 하지만 이 전 대변인은 19일 오후 건강 등의 사유로 더 이상 대변인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

2.황당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이동훈은 대변인 선임 열흘만에 물러났습니다. 물러난 이유가‘일신상의 이유’란 말은 사실상‘설명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18일 저녁에‘잘해보자’고 다짐했는데, 다음날 ‘건강 상의 이유로’물러났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톡으로 날렸습니다. 대선후보 캠프의 소통치곤 너무 투박합니다.

3.사실 이동훈의 대변인 임명부터 모양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동훈은 조선일보 정치담당 논설위원으로 근무중이었습니다. 물론 직업선택의 자유는 있지만..일반적으로 현직 기자의 직접 정치투신은 직업윤리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받아 왔습니다. 더욱이 윤석열이 평소 잘 알던 사이도 아니라고 합니다. 아직 정치참여 선언도 하지 않은 윤석열이 조선일보ㆍ동아일보 기자 두 명을 대변인에 임명한 것도 어색했습니다.

4.이동훈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안맞는 부분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건 해석하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의 비리가 기록되었다고 소문이 나도는‘X파일’에 대해서는 ‘무관하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윤석열과의 이견 가능성을 시사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5.이동훈은 18일 윤석열과 이견을 보인 사실이 있습니다. 이동훈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의 국민의힘 입당은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도 되겠나’라는 질문에 ‘그대로 될 거 같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동훈 인터뷰 직후 윤석열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국민의힘 입당을 거론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국민 말씀을 먼저 경청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입당 관련 입장정리가 안끝난 셈이죠.

6.그날밤 윤석열은 이동훈을 불러 격려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이동훈은 사의를 표했고, 윤석열은 ‘아쉬운 마음으로 (사의를) 수용했다’고 합니다. 기존 정치권의 상투적 표현들입니다. 뭔지 앞뒤 설명 없이 그냥 좋은 말로 포장한 느낌에 불과합니다. 유권자들과 교감하는 소통방식이 아닙니다.

7.일주일 뒤 정치참여선언이 예고된 상황에서, 윤석열의 비리를 모아놓았다는 X파일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실체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단할 수는 없지만..솔직하고 정확한 소통 없이 의혹은 해소될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소통은 본인이 직접하는 소통입니다. 27일 정치참여선언이 정말 취재진과의 즉석 질의응답 라이브로 진행되길 기대해봅니다.
〈칼럼니스트〉
2021.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