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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도 AI 동원해 '로켓배송' 참전…누가 가장 빠를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이버와 쿠팡의 ‘배송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수요 예측 인공지능(AI)을 적용한 풀필먼트 서비스(Fulfillment Service) 센터를 20일 개장했다. 풀필먼트는 쇼핑몰에서 판매한 모든 상품의 보관, 포장, 배송, 교환·환불 등을 일괄 처리하는 유통 과정이다. 그동안 쿠팡이 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먼저 구축해 '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지만, 이제는 네이버도 AI까지 동원한 풀필먼트 시스템을 확대해 쿠팡 못지않게 더 많은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자정에 주문해도 다음날 배송 

 CJ대한통운 작업자가 군포 e-풀필먼트센터에서 물류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작업자가 군포 e-풀필먼트센터에서 물류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 CJ대한통운

네이버가 현재 가동 중인 곤지암 센터에 이어 경기도 군포에 문을 연 상온 제품의 풀필먼트 센터는 축구장 5개와 맞먹는 규모(연면적 3만8400㎡)다. 셀러(판매자)들이 판매하는 상온 제품의 보관, 재고관리, 포장, 출고 등 물류 전 과정을 수행한다. 오는 8월 경기도 용인에 개장하는 풀필먼트 센터는 연면적 1만9174㎡으로 저온 상품에 특화했다.

네이버는 두 곳의 풀필먼트 센터를 무기로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까지 배송하겠다고 선언했다. 보통 일반 택배는 포장작업과 집화 시간을 고려해 오후 3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까지 배송하고 있다. 풀필먼트가 확대되면 판매자는 매출은 커지고 주문 취소율은 줄어 이익이 커질 것이란 게 네이버의 기대다. 소비자들도 주문 마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주문할 수 있다.

군포ㆍ용인 센터에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AI 프로그램인 ‘클로바 포캐스트’를 적용했다. 네이버 쇼핑 주문량을 하루 전에 예측해 그에 맞춰 물류센터에 적정 인력을 미리 수급하는 시스템이다. 주문량 변동 폭이 큰 이벤트 기간에도 예측 정확도가 95%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네이버가 자정까지 주문받을 수 있는 ‘오늘주문, 내일배송’은 320여개 브랜드 입점 업체 제품으로 제한돼 있다는 게 약점이다. 네이버는 물론 앞으로 대규모 브랜드사를 시작으로 소상공인(SME)까지 AI 물류 관련 협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가 모든 판매자의 상품을 자정까지 주문받아 배송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당장 쿠팡에게서 주도권을 뺏기는 어려울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가 처음 진출하는 콜드체인 풀필먼트도 일단 신선식품이 아닌 냉장·냉동 가공식품에 국한돼 있다. 현재 쿠팡의 로켓배송 규모는 하루 300만 박스(이 중 3분의 1이 신선식품)로 추정된다. SSG닷컴의 쓱배송은 새벽배송을 포함해 13만여건(박스 환산 시 45만~50만), 마켓컬리는 13만 박스 정도다.

앞으로 배송전에서 관건은 물류센터와 배송인력 확보 등을 통해 처리 물량을 얼마나 늘리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물류센터 여러 곳에 상품을 분산시켜 보관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 로켓배송으로 주문하더라도 도착 시각이 서로 다르다. 쓱닷컴 역시 배송물량이 제한적이어서 원하는 배송시간을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끊이지 않는 물류센터 안전사고에 대한 유무형의 투자도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모든 상품을 다음날 배송하는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 곳은 없다"며 "누가 더 빨리 배송하느냐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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