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마지막으로 노예가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준틴스(Juneteenth)’가 156년 만에 연방 공휴일로 지정됐다.
바이든 대통령 17일 법안 서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노예 해방일로 기념해 온 '준틴스'를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준틴스는 6월(June)과 19일(Nineteenth)을 합쳐서 줄인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위대한 국가는 가장 고통스러운 역사를 무시하지 않고 포용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더욱 강해진다”고 말했다.
미국의 노예 해방일은 남북전쟁 직후 북군의 고든 그레인저 장군이 텍사스주에서 노예 해방을 선포한 1865년 6월 19일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2년 반 전인 1863년 1월 1일 노예 해방을 선언했지만, 전쟁 탓에 텍사스 등 노예제도에 찬성하는 주에서는 시행되지 못했다.
이후 준틴스는 미국 흑인사회에서 중요 기념일이었다. 1980년 텍사스주가 처음으로 공휴일로 지정한 이래 현재 47개 주와 워싱턴 DC가 기념하고 있다. 특히 2020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미국 전역에 퍼진 것을 계기로 준틴스를 공휴일로 지정하는 주가 급격히 늘었다.
연방 차원의 공휴일 지정 논의는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타 마침내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공휴일로 지정했다. 일부 의원들이 공무원 유급 휴가가 늘어나면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다가 입장을 철회하면서다. 미국에서 연방 공휴일이 추가된 것은 1983년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 지정 이후 38년 만이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