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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원흉' 지목된 中의 반격 "WHO, 미군 실험실 조사하라"

중앙일보

입력

루사예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 AFP=연합뉴스

루사예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반격에 나섰다.

20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루사예(盧沙野)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설'을 퍼트리고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음 단계로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포트 데트릭 생물 실험실을 조사해 코로나19 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 육군 산하 포트 데트릭 실험실이 1969년 이전 생물 무기 프로그램의 중심이었으며, 에볼라 같은 치명적 질병을 다루는 곳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실험실은 지난 2019년 7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명령으로 폐쇄된 상태다.

루 대사는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전쟁을 하려고 동원했던 수단과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문제 제기 방식에는 유사점이 많다"며 "이는 죄를 전제로 비난한 뒤 여론을 부추기고 오도하는 방식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프랑스 언론에 밝힌 바 있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그러면서 "미국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문을 열기 위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 시나리오를 짰다"며 "이는 과거 미군 포트 데트릭 실험실의 유출 사고에 기반한 것"이라고도 했다.

또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하고 있으며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통제를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발생 두 달 만에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킨 반면 미국은 여전히 대유행이므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미국과 같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사예 대사는 중국의 공격적 외교전략을 지칭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구사하는 대표적 인물 중 한명이다.

한편 지난 1월에도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 포트 데트릭 실험실 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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