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SOS

까맣게 잊었던 31년 전 주식…100만원이 3억 되어 돌아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20 08:00

업데이트 2021.06.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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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면예금. 셔터스톡

휴면예금. 셔터스톡

대구에 사는 80대 A씨 부부는 지난해 11월 까맣게 잊고 있던 주식을 되찾았다. 31년 전 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권유로 약 100만원 상당인 총 200주의 유상증자에 청약한 뒤 존재 자체를 잊고 있었다. 강산이 세 번 바뀔 시간 동안 이 주식은 액면분할과 주식배당을 거듭해 각각 1200주까지 불어났다. 한국예탁결제원의 ‘휴면 증권투자재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통해 노부부의 품으로 돌아온 주식의 가치는 3억원에 달했다. 30여년 만에 투자금의 300배로 돌아온 것이다.

[금융SOS]
잠자는 주식, 예금, 보험까지 찾는법

서울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1)씨도 지난 1월 뜻밖의 목돈을 손에 쥐게 됐다. 5년 전 개설한 은행 계좌에 들어있는 100만원가량의 돈을 우연히 발견하면서다. 과거 주거래은행의 전산망 점검 때 체크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탓에, 해당 기간 결제를 위해 다른 은행 계좌를 만들어 입금한 뒤 잊고 있던 돈이다. 이 씨는 “단순 호기심에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정보 포털(파인)에 접속해 조회해본 뒤 뒤늦게 돈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휴면금융자산’ 작년 1조3000억원

출처: 금융감독원

출처: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에 있는 휴면예금과 미수령주식 등을 포함한 휴면금융자산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기억 저편으로 아득하게 사라져 미아가 될뻔한 각종 금융자산을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되면서 각종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긴 시간 동안 거래가 없었던 휴면예금은 대표적인 ‘숨은 돈’이다. 휴면예금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뒤 법률에 따른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뒤에도 찾아가지 않은 예금을 뜻한다.

휴면예금을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금감원의 금용소비자정보포털(파인)에 접속한 뒤 신원확인을 거치면 은행·저축은행·새마을금고·서민금융 등에 개설한 계좌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행정서비스 통합포털인 '정부24' 홈페이지('나의 생활정보' 메뉴)나 서민금융진흥원의 '휴면예금 찾아줌', 금융결제원의 '어카운트인포' 등에서도 조회와 지급 신청을 할 수 있다.

1000만원 이하의 휴면예금은 물론 미환급 공과금 등 일부 소액 자산은 웹사이트에서 곧바로 환급 신청이 가능하다. 1000만원이 넘는 휴면예금이나 계좌 소유주가 아닌 상속인이나 대리인이 휴면예금을 찾으려 할 때는 해당 금융회사 영업점이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파인에서 상속재산 조회도 할 수 있다. 금감원 본원이나 각 지원, 은행, 일부 보험·증권사 등 금융기관에 방문해 상속인 금융거래조회서비스 신청서를 제출하면 신청일로부터 20일 이내에 파인에서 상속재산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사망자, 실종자, 피성년후견인(정신적 제약에 따른 사무 처리 능력이 없어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받은 사람) 등의 금융 재산과 채무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잠자는 주식’ 168만주, 증권사에 반환 청구해야

실기주과실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예탁결제원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실기주과실 조회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사진 한국예탁결제원 홈페이지 캡쳐]

실기주과실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예탁결제원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실기주과실 조회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사진 한국예탁결제원 홈페이지 캡쳐]

A씨처럼 잠자는 주식을 찾으려면 한국예탁결제원의 ‘실기주과실 조회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실기주는 증권회사로부터 실물 형태의 주식을 출고한 뒤 본인 명의로 명의개서(주주명부에 성명과 주소를 기재하는 행위)하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실기주에 배당금이나 무상주식이나 배당주식이 발생한 것을 실기주과실이라고 한다.

지난 4월 말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 중인 실기주과실주식은 약 168만주이며, 실기주과실대금은 약 21억1000만원에 달한다. 실물 주권 정보(회사명, 발행 회차, 권종, 주권번호)를 입력하면 실기주과실 보유 여부를 볼 수 있다.

실기주과실을 찾아가고 싶으면 가까운 증권회사를 방문해 실물 주권을 입고한 뒤 증권회사에 실기주과실 반환 청구를 진행하면 된다. 실물주권 출고가 불가능한 전자등록종목(전자증권으로 전환된 종목)은 명의개서대리인(한국예탁결제원,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에 실물 주권을 제출한 뒤 증권회사에서 실기주과실 반환 청구를 해야 한다.

주인 못 찾은 '숨은 보험금' 12조6653억원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

숨은 돈은 예금뿐만이 아니다. 보험도 있다. 보험금 발생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피보험자가 사망해 보험금이 발생했는데 상속인이 이를 알지 못해 사망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은 경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렇게 소비자가 찾아가지 못하는 숨은 보험금은 지난 4월 말 기준 약 12조6653억원에 달한다.

숨은 보험금을 찾으려면 금융위가 보험업체들과 함께 만든 ‘내보험 찾아줌’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보험가입 내역과 미청구보험금, 상속인의 보험계약 등을 조회할 수 있다. 보험금을 되찾으려면 개별 보험사로 직접 연락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주인을 찾아간 보험금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약 4조7000억원였다.

잠자는 자투리 카드 포인트도 환급 대상이다. 금융결제원은 '어카운트 인포' 홈페이지에서 여러 카드사에 흩어진 카드 포인트를 일괄 조회하고 현금으로 전환해 계좌에 입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결원에 따르면 카드 포인트를 현금화한 규모는 서비스 개시 4개월만인 지난 5월 말 약 2034억원을 돌파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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