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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초진' 판정…경찰, 스프링클러 인위 작동 여부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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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 17일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사흘 만인 19일 큰 불길이 모두 잡히며 초진 됐다. 초진은 화재 확대 위험이 현저하게 줄거나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경찰은 불이 모두 꺼지는 대로 소방 등 유관기관과 합동 감식을 벌이고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1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지난 17일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소방경을 찾기 위해 내부에 진입했던 구조대원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낮 12시 10분쯤 김 소방경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의 유해를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발견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지난 17일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소방경을 찾기 위해 내부에 진입했던 구조대원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낮 12시 10분쯤 김 소방경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의 유해를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발견했다. 연합뉴스

화재 발생 사흘 만에 쿠팡 물류센터 초진 

소방 당국은 19일 낮 12시 25분 불이 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 대해 초진 판정을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화재 발생 당일부터 이날까지 유지됐던 대응 2단계(인근 5~9곳의 소방서 인력 동원) 경보령도 대응 1단계(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 출동)로 하향했다.

소방 관계자는 "전날 오후에 큰불을 잡긴 했지만,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많아 초진을 확정하지 못했다"며 "이날 오전 안전진단검사 결과 등을 통해 화재 현장의 불길이 줄어들고 붕괴 위험이 해소된 것으로 판단해 초진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동식 구조대장(맨 오른쪽)이 지난해 구조대원들과 훈련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광주소방서 예방대책팀 제공

김동식 구조대장(맨 오른쪽)이 지난해 구조대원들과 훈련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광주소방서 예방대책팀 제공

소방 당국은 화재 당시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실종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52) 소방경으로 추정되는 시신도 이날 오전 11시 32분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수습했다. 김 소방경의 유해는 인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19일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하게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19일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하게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수사 전담팀 편성 "화재 원인 등 찾는다"

불은 지난 17일 오전 5시 36분쯤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처음 불꽃이 이는 장면이 내부 폐쇄회로 TV(CCTV)에 찍혔다.

경찰은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스프링클러 등 안전 장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천경찰서 형사과와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등 25명으로 구성된 수사 전담팀을 구성했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쿠팡 물류센터지회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측이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일부 스프링클러를 꺼 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한 소방선착대는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쿠팡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불러 물류센터 스프링클러 등 진화설비가 화재 초기부터 작동했는지, 모든 층과 구간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물류센터 불이 모두 꺼지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과 현장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등 안전장비를 수동으로 인위 조작했는지 등 전반적인 내용을 들여다볼 것"이라며 "문제가 확인되면 관련 법률을 검토해 처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모란·심석용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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