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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위, 이스라엘 27위…백신 접종 이스라엘 추월?[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6.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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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실시된 18일 대전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은 어르신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휴식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실시된 18일 대전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은 어르신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휴식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전문기자의 촉: 한국이 백신접종 20위권이라는데

"여러 외신을 종합해보면 전 세계에서 현재까지 예방 접종이 25억 회분 이상 이뤄졌고, 우리나라는 규모로 볼 때 20위권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8일 오후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듣도 보도 못한 20위권이란 순위가 불쑥 나오자 기자단이 정확한 순위를 요구했다. 방대본은 블룸버그 통신과 영국 BBC방송을 근거로 제시했다.

블룸버그의 백신 트래커를 확인했더니 틀린 건 아니었다. 한국(1754만 5881 도즈, 집계방식 차이로 실제와 차이 생김)은 칠레에 이어 19위였다. BBC뉴스 코리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1위였다. 그래서 그 중간인 20위권이라고 표현한 듯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 제2부본부장.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 제2부본부장. 연합뉴스

하지만 인구당 1회 접종자의 비율(접종률)을 보면 블룸버그에는 73위, BBC는 88위이다. 전문가들은 국가별 접종 순위를 따질 때 접종률을 기준으로 삼는다. 언론도 그걸 따랐다. 방역 당국은 그간 국가별 백신 접종 순위를 공개한 적이 없다. 지난 2월 26일 백신 접종을 시작할 때 기자단이 "접종 시작이 세계 몇 번째이냐"고 물어도 답하지 않았다. 그런데 18일 갑자기 절대 접종 규모 순위를 들고나온 것이다.

"국제보건 통계에서 통상적으로 인구 대비 비율을 사용합니다. 숫자가 너무 적을 때는 절대 규모를 씁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그리합니다."(WHO 전 관계자)

나라마다 인구가 다르기 때문에 국가끼리 비교할 때는 인구를 따진다. 유엔인구기금(UNFPA) 같은 국제기구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를 끝내려면 집단면역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인구의 70~80%가 2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그래서 인구 대비 접종률을 따지는 것이다.

18일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1423만 3045명이다. 인구의 27.7%가 접종했다. 접종 113일 만에 이룬 성과라서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상반기 접종 목표(1300만명)를 이미 달성했고, 이달 말까지 1500만명에 근접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17일 트위터에 "1400만명!!!" 이라며 감격을 표현했다.

뒤늦게 시작해서 단시간에 이렇게 성과를 낸 것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세계 20위권 자랑은 어색하다. 권 부본부장 방식대로 접종 규모 순으로 따지면 이스라엘은 27위(블룸버그)나 26위(BBC)다. 한국이 이스라엘(접종률 60.7%)에 앞선다. 그런데 누가 이런 걸 믿어줄까.

인구가 우리보다 훨씬 적은 핀란드(인구 555만명)·벨기에(1163만명) 같은 나라도 한국보다 순위가 한참 뒤처진다. 심지어 두 나라는 전 인구가 맞아도 한국보다 뒤에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접종률이 한국의 두 배가량인데도 그렇다.

늦게 출발한 달리기 선수가 중반에 오버 패이스 하면 탈 난다. 목표에 쫓겨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당겨쓰는 바람에 2차 접종분이 없어 76만명에게 화이자를 교차접종하기에 이르렀다. 아직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탓에 일부에선 "내가 임상시험 대상이냐"고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

최근 접종 예약이 몰리면서 백신 정책 신뢰도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자신감을 갖는 건 좋으나 자만심은 금물이다. 자칫 접종 열기가 식어서 11월 집단면역 목표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숫자 갖고 장난치는 것처럼 보인다. 20등 안에 들었다는 걸 자랑할 게 못 된다. (접종횟수 1400만명을 20등이라고 한다면) 인구 100만명인 나라는 다 맞춰도 200만회인데 어떻게 되는 거냐"고 반문한다. 정 교수는 "접종률 27%도 자랑할 게 못 된다. 막대한 비용과 국력을 다 쏟아붓고 있지 않으냐. 접종률 27%는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할 수준에 못 미친다. 기본적으로 50%는 돼야 하고, 가능한 짧은 시간 안에 70%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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