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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성윤 때 사라진 주례보고…김오수가 부활했다

중앙일보

입력

김오수 검찰총장. 김경록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 김경록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17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주례보고를 받았다. 검찰총장으로서 주요 현안에 대한 수사지휘에 본격적으로 나선 신호탄인 셈이다. 그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 사건 등 민감한 사건에 대한 지휘에서 배제돼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오수 리더십’ 검찰총장 대면보고 재개

김 총장은 이날 오후 이 지검장과 심 검장을 불러 주요 현안에 대한 대면보고를 받았다. 주례보고는 ‘채널A 사건’ 때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갈등으로 사라졌다 약 1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보고 안건 중 최대 관심 사안은 허위 작성된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바탕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재수사가 시작됐다는 이른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지난주 초 당시 면담보고서를 작성한 이규원 검사를 소환조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소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이용구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혐의와 경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맡고 있다.

김 총장이 보고 받을 수 없는 현안들도 허다하다. 일단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락현)와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가 각각 수사 중인 라임,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보고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 총장이 변호사 시절 관련 사건을 수임한 바 있어 “검찰 수사의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김 전 차관 관련 사건과 이전에 재직했던 법무법인이 선임된 사건에 대해 일체의 보고를 받거나 지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가 수사 중인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도 마찬가지다. 앞서 김 총장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일체의 보고를 받거나 지휘를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에 계류 중인 윤 전 총장 가족·측근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김 총장이 관여할 수 없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이 사건에 대해 작년 “대검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수사지휘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채널A’ 수사 때 갈등 빚다 중단된 대면보고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뉴스1

검찰총장 주례보고는 지난해 7월 ‘채널A 사건’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둘러싸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서면보고로 대체됐다. 당시 중앙지검은 공개적으로 수사팀에 대한 ‘특임검사 수준의 독립성 보장’을 요구했고, 윤 전 총장이 이동재 채널A 기자의 신청을 수용해 개최하려 했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하라고도 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주기적으로 검찰총장을 찾아가 현안 보고를 하는 것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관례였다. 그런데 이 지검장 취임 뒤 윤 총장에 대한 대면보고가 끊기는 일이 잦더니 결국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에 김 총장은 검찰총장 후보자 서면질의서에서 “(중앙지검장과의 주례회동 재개는) 전례 등을 고려해 필요성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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