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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국가경쟁력 23위 ‘제자리’…稅부담 등 정부 효율성은 하락

중앙일보

입력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올해 한국이 64개국 가운데 23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순위는 같다. 부문별로 경제 성과는 높게 평가 받았지만, 개인 세부담 등을 포함한 '정부 효율성'에서 점수를 까먹었다.

17일(현지시간) IMD 산하 세계경쟁력센터는 이런 내용의 ‘국가경쟁력 연감’을 발표했다. 한국의 종합 순위는 23위로 지난해와 동일했지만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4대 분야별로 나눠보면 등락이 뚜렷했다.

지난 9일 광화문 일대에서 출근하는 시민들. 뉴스1

지난 9일 광화문 일대에서 출근하는 시민들. 뉴스1

경제 성과 부문 순위는 지난해 27위에서 올해 18위로, 9계단 뛰어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출 증가율, 실업률 등이 다른 나라와 견줘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게 순위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반면 정부 효율성 순위는 28위에서 34위로 6단계 추락했다. 경제 성과가 매우 좋았는데도 종합 순위는 제자리 걸음한 이유다. 세부 항목별로는 GDP 대비 조세 수입(30위), 실질 개인세 부담(49위) 등에서 특히 낮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계ㆍ기업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면서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도와 사회 여건에 대한 기업의 체감 인식이 나빠진 것도 순위가 내려가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50위), 사회 응집력(40위), 남녀 실업률 격차(30위)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점도 정부 효율성 순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4대 분야 중 기업 효율성(28위→27위)과 기술ㆍ보건ㆍ교육 등을 아우르는 인프라 순위(16위→17위)는 큰 변화가 없었다.

IMD 국가경쟁력 한국 순위 변화. 자료 기획재정부

IMD 국가경쟁력 한국 순위 변화. 자료 기획재정부

한편 올해 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1위는 스위스가 차지했다. 2위는 스웨덴, 3위는 덴마크였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싱가포르가 5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고 뒤는 홍콩(7위)과 대만(8위)이 이었다. 미국은 10위, 독일은 15위였다. 중국은 16위로 한국을 앞섰다.

IMD는 보고서에서 “경제의 민첩성, 혁신 능력, 디지털화, 사회 안전망과 결집력 등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경쟁력에 영향을 미쳤다”며 “혁신 능력 배양을 위해서는 재능과 자본의 접근 가능성, 혁신에 우호적인 규제 환경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IMD는 산하 세계경쟁력센터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여타 주요국을 포함한 총 64개 나라를 대상으로 국가경쟁력 평가를 매년 하고 있다. 4대 분야, 20개 부문, 335개 세부 항목별로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고 있다. 각종 통계 지표와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다. 한국은 2011년~2013년 22위를 기록한 적이 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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