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공개발 모범"이라는데···장위9구역 비대위 들어섰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17 17:34

업데이트 2021.06.17 17:46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성북구 장위 9구역의 모습. 한은화 기자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성북구 장위 9구역의 모습. 한은화 기자

16일 국토교통부는 공공재개발과 재건축의 모범 사업지라며 두 곳을 언론에 공개했다. 공공재개발 후보지인 서울 성북구 장위 9구역과 공공재건축 후보지인 중랑구 망우1구역이다.

정부,모범사업지 두 곳 공개

둘 다 정비사업이 추진되다 사업성 부족으로 흐지부지된 이력을 갖고 있다. 장위9구역은 장위뉴타운 지구였다가 2017년 구역 지정이 해제됐다. 총 15구역으로 이뤄진 장위뉴타운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라 개발 압력이 높은 이 동네는 지난 3월 29일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다. 재개발 시 약 2434가구의 대단지가 된다. 670가구가 조합원 분양, 881가구가 일반분양, 883가구가 임대아파트로 조성된다.

공공재개발의 첫 단계인 준비위원회를 이달 말 구성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지만, 갈등의 씨앗은 여전했다. 민간 재개발을 원하는 일부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공공재개발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정비사업 중 가장 호응도가 높지만, 높아지는 용적률의 절반을 임대물량으로 내놓아야 하는 점과 공공 주도 사업에 대한 불신이 걸림돌이다. 김지훈 장위9구역 추진위원장은 “반대하는 주민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리산정일을 둘러싼 현금청산 문제도 갈등의 씨앗이다. 장위9구역의 경우 주민 670가구 중 10%가 넘는 약 70가구가 현금청산 대상이다. 국토부가 공공재개발 권리산정일을 지난해 9월 21일로 고시해 이날 이전까지 등기를 마친 세대만이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장위9구역은 올해 3월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다. 후보지로 선정될 줄 모르고 새로 짓는 빌라를 분양받은 일부 소유주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추가로 지정될 공공재개발 후보지에도 여전한 분쟁 거리다. 국토부 측은 “투기세력의 지분 쪼개기를 막기 위해 권리산정일을 정했고, 선의의 피해자 구제는 원칙적으로 협의된 바 없다”고 못 박았다.

공공재건축 후보지인 망우1구역의 전경. 한은화 기자

공공재건축 후보지인 망우1구역의 전경. 한은화 기자

공공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망우1구역 내 염광아파트의 경우(1983년 준공, 233가구) 2012년 재건축 조합이 설립됐지만 단지 규모가 작고 사업성이 낮아 재건축 사업도 답보 상태였다. 최용진 망우1구역 주택재건축조합장은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가 상향조정돼 사업성이 올라갔기 때문에 사업이 잘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재건축을 통해 5년간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후보지로 망우1구역을 포함해 총 5개 단지(2232가구)만 선정된 상태다. 사업성이 좋은 대단지일수록 민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공공재건축에 대한 호응도는 낮다.

결국 무조건 공공이 옳다는 접근방식은 불필요한 논란만 일으킨다. 민간사업과 각 세워 대립할 필요도 없다. 사업성이 낮아 공공의 인센티브가 필요한 사업지는 공공사업으로, 민간이 충분히 개발할 수 있는 곳은 그 길을 틔워주는 것이 답이 아닐까.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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