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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대표 이어 이사회의장도 사임…"해외 진출 주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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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의장. [사진 쿠팡]

쿠팡 김범석 의장. [사진 쿠팡]

쿠팡 김범석 의장이 대표직에 이어 이사회 의장과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다. 김 의장이 지난해 12월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6개월만의 일이다. 쿠팡 관계자는 17일 “김 의장은 뉴욕 상장 법인인 쿠팡 Inc.의 CEO 및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며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며 “국내 사업을 넘어 해외 진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김 의장이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GIO는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하겠다며 2017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고, 이듬해 사내이사직도 내려놨다. 이후엔 미등기임원인 GIO 직을 맡아 일본 진출 등 네이버의 해외 투자업무를 지휘하고 있다.

김 의장이 직접 지휘한 쿠팡의 해외 진출 사업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닛케이신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 초 일본 도쿄 시나가와 구에서 해외에서 처음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대상은 야채, 육류, 생선 등 신선 식품 70종과 도시락 10종 등이다. 쿠팡은 싱가포르에서도 현지 인력 채용 공고를 내는 등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이 쿠팡의 싱가포르와 일본을 비롯한 해외 진출을 도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강한승 신임 쿠팡 이사회 의장 겸 대표,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 [사진 쿠팡]

왼쪽부터 강한승 신임 쿠팡 이사회 의장 겸 대표,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 [사진 쿠팡]

신임 이사회 의장직은 강한승 각자 대표가 맡는다. 신규 등기이사로는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이 선임됐다. 전 부사장은 구글, 우버 등을 거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현재 로켓배송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유 부사장은 삼성 그룹에서 안전 관리 분야 출신으로는 처음 임원에 오른 산업 안전 전문가로, 쿠팡에서 안전 관리 및 정책을 총괄한다.

쿠팡은 또 이날 부산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총 2200억원을 투자해 부산 강서구에 17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월 전북 완주, 4월 경남 창원·김해, 5월 충북 음성에 이어 미국 상장 이후 네 번째로 발표된 국내 물류센터 투자 계획으로, 신규 누적 투자 금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새로 발표된 총 물류센터 연면적은 70만㎡, 일자리 창출 효과는 9500여명에 달한다.

올해 미국 상장 후 쿠팡이 발표한 쿨류센터 건립 계획. [사진 쿠팡]

올해 미국 상장 후 쿠팡이 발표한 쿨류센터 건립 계획. [사진 쿠팡]

쿠팡은 올해 구독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쿠팡 플레이'에 수백억 원을 투자하는 등 콘텐트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쿠팡 플레이는 올해 여름엔 방송인 신동엽이 출연하는 예능 콘텐트 'SNL 코리아'를 독점 출시하고, 오는 30일엔 국내 OTT 서비스 중 최초로 영화 '미나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약 161조원 규모로, 네이버(시장점유율 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롯데온(5%)과 SSG닷컴(3%)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다만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될 경우 단숨에 쿠팡을 제치고 시장 2위를 석권하게 돼, 쿠팡이 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한승 신임 의장은 “앞으로도 더욱 공격적인 투자와 고용 확대,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교보증권]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교보증권]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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