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곡 부족하다"던 北, 미얀마에 30만달러 지원…韓의 절반

중앙일보

입력 2021.06.17 11:39

업데이트 2021.06.17 11:58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으로 경제난에 봉착한 북한이 유엔을 통해 미얀마에 30만 달러(약 3억3800만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17일 밝혔다.

북한이 내란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얀마 지원에 써 달라고 유엔에 30만 달러를 내놨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내란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얀마 지원에 써 달라고 유엔에 30만 달러를 내놨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홈페이지 캡처]

OCHA 재정확인서비스는 이날 ‘미얀마 인도주의적 대응 계획 2021’을 공개했다. 이 사업은 쿠데타 등 불안정한 정치ㆍ경제 상황으로 난민이 발생하는 등 인도주의적인 위기에 처한 미얀마 주민 9만 여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응과 자연재해 대처ㆍ식량ㆍ위생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유엔 OCHA, 17일 미얀마 지원 모금액 공개
한국, 미국, 국제기구 등 511만 달러 제공
사회주의 국가중 유일하게 북한이 참여

미얀마는 지난 2월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이후 반군부 시위가 이어지는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많은 주민이 인도적 위기에 몰려있다.

OCHA에 따르면 60만 달러를 기여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 14개 나라의 정부와 EU 대외 지원기구가 지원에 참여해 현재까지 5116만 달러(약 577억 3400여만원)가 모였다.

눈길을 끄는 건 사회주의권 국가중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한 점이다. OCHA 집계에 따르면 북한이 유엔의 인도 사업에 자금을 지원한 건 2010년이 마지막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4월 재일동포(총련) 자녀들의 교육에 사용하라며 2억 1906엔(약 22억 552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외부 원조가 필요한 북한이 미얀마 지원에 나선 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이 15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8기 3차)에서 “알곡이 부족하다”며 대책 수립을 지시했듯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연이은 자연재해, 코로나 19로 인한 국경봉쇄로 북한은 경제난을 겪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국제사회는 북한에 코로나 19 백신과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유엔도 대북제재를 촘촘히 하면서도 인도적 지원을 예외로 하고 있다.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할 북한이 한국의 절반 수준의 액수를 미얀마 지원에 내놓은 셈이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얀마는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으로, 북한이 미얀마에 무기를 밀수출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는 물론, 북한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제재 속에도 이상이 없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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