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당직사병 허위 폭로” 추미애 측 주장…검찰 또 무혐의

중앙일보

입력 2021.06.17 05:00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8)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당직사병 A씨가 추 장관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불기소로 결론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검찰은 불기소 결정을 내린 이유를 “주관적인 평가나 의견에 불과하다”거나 “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

“현직 장관이 ‘국민적 거짓말쟁이’ 만들어”  

중앙일보가 입수한 A씨 고소장에 추 전 장관이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적시된 부분은 3가지다. ▶국회에서 제보자인 사병이 일방적으로 오해를 하거나 억측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제보자가 오해하거나 공명심에 그럴 수는 있다”(2020년 9월 14일 국회 ) ,“오인됐거나 과장됐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병이) 이제 후퇴를 하고 있다”(2020년 9월 17일)고 하거나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2020년 10월 2일 페이스북) 이라고 적은 것 등이다.

A씨 측은 “현직 법무부 장관인 고위공직자이자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사회적으로 매우 큰 공인이 언론에 공개된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이나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적 거짓말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적었다.

A씨가 추 장관 아들 서씨의 변호를 맡은 현근택 변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에 지목한 행위는 언론이나 라디오 인터뷰, 페이스북 등 총 10가지에 달한다. 현 변호사의 페이스북에 A씨의 폭로를 두고 “허위폭로를 정치공작의 수단으로 사용되도록 해도 문제삼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요?”(지난 2020년 9월 13일) 라고 적거나 언론 인터뷰 등에서 “추 전 장관 아들은 당직병 A씨와통화한 사실이 없다”(2020년 9월 15일·10월 7일 인터뷰)고 발언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추미애장관 아들 의혹 관련 발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추미애장관 아들 의혹 관련 발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검찰 “주관적 평가나 의견에 불과”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1일 추 전 장관과 현 변호사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여 혐의없다”며 불기소 결정을 했다.

추 장관의 행위에 대해서는 “주관적인 평가나 의견에 불과하다”거나 “주관적인 분류나 평가를 나타냈다”고 하면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현 변호사 발언 역시 “(추 장관 아들) 서씨에 대한 정기휴가 사전승인이 있음을 전제로 한 논리적 추론이거나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의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서씨의 변호인으로서 서씨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그를 변호하는 입장에서 발언한 것인 점 등에 비춰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명예훼손을 할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A씨의 주장을 ‘허위폭로’라고 일컬은 현 변호사 페이스북 역시 “이 글의 주안점은 제보자(A씨)에 대한 비판이 부적절하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하는데에 있다”고 봤다. 이 역시 현 변호사의 주장이나 의견을 피력하는 형태이지, 사실을 적시하거나 명예훼손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명예훼손 수사 결론은 동부지검 수사 결과와도 맞물려있다. 지난해 9월 동부지검은 고발장이 접수된 지 269일 만에 추 전 장관, 당시 보좌관, 아들 전원을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에 따르면 추 전 장관 아들 서씨는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카투사로 복무하던 2017년 6월 5~27일까지 복귀하지 않고 연속으로 휴가를 썼다. 의혹의 핵심은 휴가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씨가 부대에 복귀하지 않은 것이 탈영인지, 추 전 장관 보좌관의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동부지검은 당시 추 장관 보좌관의 전화를 받은 지원장교가 사전에 휴가 연장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군무 이탈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는 김 대위가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추 장관 아들의 휴가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동부지검은 진술의 일관성이 없다고 봤다.

이번에도 검찰은 A씨의 주장대로 당직사병인 A씨가 서씨에게 전화해 부대복귀를 독촉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이는 서씨의 정기 휴가가 부대 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비롯된 일이라고 봤다. 서씨는 부대복귀 전화를 받았지만, 전화를 한 상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는 지난 5월 18일 A씨를 7개월 만에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뉴스1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는 지난 5월 18일 A씨를 7개월 만에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뉴스1

공익신고자 A씨 “전두환 명예훼손 1년 6월 구형하더니”

당시 A씨는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문화체육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의 실명을 공개해 여권 강성 지지자들의 ‘신상털기’와 ‘좌표찍기’에 시달리기도 했다. 2달여 뒤쯤인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는 A씨가 공익신고자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추 장관은 아직 사과하지 않았다. 신상털기와 좌표찍기로 시작된 악플러 수사도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자명예훼손으로 1년 6월을 구형한 검찰과 추 전 장관에 대해서는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검찰이 과연 같나”고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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