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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핵심 "최재형, 나라 바로잡는 쪽으로 결심 기울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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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재형 감사원장의 거취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안에도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언까지 나오는 중이다. 사진은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답변하는 최 원장.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의 거취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안에도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언까지 나오는 중이다. 사진은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답변하는 최 원장.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야권 핵심 관계자는 16일 “나라를 바로잡는 데 힘을 보태는 쪽으로 최 원장의 결심이 기운 것으로 안다”며 “시기는 기존에 거론되던 이른바 ‘7말 8초’(7월말 8월초)보다 더 빨라져 이르면 이달 안에도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 원장은 자신이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정권 교체를 위한 힘이 되겠다는 뜻인 것으로 안다”며 “최 원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권하는 이들이 야권은 물론, 법조계나 전직 관료 중에도 많다”고 덧붙였다.

최 원장에 대한 야권 인사들의 구애 자체는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우리당 안팎의 풍성한 대선 주자와 함께 문 정부와 맞설 빅텐트를 치는 것에 소명이 있다”고 밝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나 “ 링 밖에서 등단을 준비 중인 윤석열 전 총장, 대선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등에 대해 환영의 꽃다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김기현 원내대표 모두 최 원장이 야권의 대선 링에 오르길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국면은 야권의 이런 바람에서 한 발짝 더 나가 최 원장이 이미 결심을 굳혔고 ,감사원장직 사퇴가 임박한 분위기라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지금 야권 주자로 윤 전 총장이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가능한 많은 후보가 링 위에 올라와 자웅을 겨루는 게 좋다는 데 의원들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며 “최 원장은 삶의 궤적이나 집안 내력 등을 봤을 때 분명한 우량주로, 의원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대선 국면에서 함께 힘을 보탠 뒤, 설령 대통령이 안 되더라도 총리 등의 역할도 충분히 감당하실 수 있을 분”이라고 말했다.

최영섭 예비역 대령(가운데)이 지난 4월 14일 자택에서 해군이 발간한 '지략·용기·덕망을 겸비한 최영섭 대령' 평전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영섭 예비역 대령(가운데)이 지난 4월 14일 자택에서 해군이 발간한 '지략·용기·덕망을 겸비한 최영섭 대령' 평전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야권에선 “최 원장이 깃발만 들면 사람들이 모여드는 건 정해진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교 시절 소아마비를 앓는 친구를 업어서 등교시켰고 그 친구와 함께 서울대에 입학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미담, 아들 둘을 입양해 키운 개인사, 한국전쟁 당시 대한해협해전에 참전했던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 등의 가족사 같은 것들이 이른바 보수의 ‘노블리스’에 가깝다는 것이다. 여기에 실제로 정치판에 뛰어들 경우 지역적으로 ‘원전 라인’이 우군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원장이 대중에게 ‘올곧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킨 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드라이브에 원칙대로 대응하면서다. 전남 영광의 한빛 원전과 부산 기장의 고리 원전, 울산 울주의 새울 원전, 경북 경주 월성 원전, 경북 울진의 한울 원전까지 이른바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최 원장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곧바로 확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흐름과는 별개로 최 원장 주변에선 그의 대선 출마 결심을 만류하는 이들 또한 적잖다고 한다. 정권 교체가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대중성을 획득한 윤석열 전 총장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자는 논리다. 판사 출신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원장 자리를 관두고 나오기엔 윤 총장을 정치권으로 이끌었던 ‘검수완박’ 같은 결정적 계기가 없다”며 “임기를 온전히 마친 이후 새로 출범할 정부에 힘을 보태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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