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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진보 위선과 싸운 결과가 이준석?…죽 쒀서 개 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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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정수경PD

지난 14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정수경PD

“공정하자 더니 (진보가) 공정을 다 깨버리네… 평등 떠들지 마. 그냥 무한 경쟁해.”

논객 진중권(59) 전 동양대 교수는 ‘이준석 현상’이 나타난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이준석 돌풍이 조국 사태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위선의 덫에 걸린 진보가 공정과 평등이란 무기를 잃으니 ‘경쟁’을 외치는 이준석이 치고 나왔다”고 했다. 따라서 이준석 현상은 보수의 ‘재림’이 아니라 ‘위기’라고 했다. 그는 지난 1년 반 진보 진영과 싸우며 건강한 보수의 등장을 바랐는데 “죽 쒀서 개 줬다”고도 했다.

그는 왜 이토록 이준석을 비판할까. 얼마 전까지 페미니즘 논쟁으로 투덕거린 22살 어린 청년의 정치적 성장에 대한 못마땅함일까. 아니면 애정 어린 질책일까. 지난 14일 그를 만나 이준석을 비판하는 이유를 자세히 물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 어떻게 보나.
일단 보수가 변화를 받아들였다. 대구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정면 돌파했다. 높이 평가한다. 총선 참패 후 개표조작설 나돌 때 욕먹으며 보수의 비합리성과도 싸웠다. (이준석은) 또 누가 써준 걸 읊어대지 않는다. 본인이 듣고, 답한다. 젊은 층과 소통할 줄 아는 대표가 탄생했다. 보수는 재보선 압승하고 ‘과거처럼 하면 참패한다'는 승리공식을 깨달았다. 어떻게 바꿔야 할지까지는 생각이 없지만, 이준석을 통해 그 열망이 표출됐다.
지난 11일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자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자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준석이 당선) 될 리 없다. 총선 출마용인지도 쌓기”라고 했었다. 예측 실패인가.
예측 실패다. 그가 던진 정치적 메시지가 몇 개 있다. 안티페미니즘과 반중 정서, 그리고 능력주의다. 세 가지 모두 상당히 위험하다. 극우다. 이런 메시지를 던져 2030에 인기를 얻었다. 나는 이걸로 ‘이준석이 더 나아갈 수 없다’고 봤는데 사람들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급하니 이 정도 허물은 덮자’라는 거지.
진중권은 이준석 대표 만든 1등 공신이다. “진다르크의 보수·진보 틀딱 대청소”라는 말까지 나왔다. 
세상은 내 머릿속보다 훨씬 크다. 예측은 틀릴 수 있다. 난 진심으로 그가 대표되길 바라지 않았다.
“생물학적으로 젊어진 것 말고 콘텐트가 없다”고 평가한 이유는.
혁신안에 내용이 없다. 형식만 바뀌었다. 이제껏 한국사회 주요 현안을 언급한 게 없다. 주로 안티 페미니즘 정도다. 이건 보수의 혁신이 아니다. 극우 반공주의, 시장 만능주의 두 가지 보수 이념이 실패했다. 공동체주의 보수를 지향한 김웅 후보가 적절한 이야기를 냈는데, (패배해) 아쉽다. 내가 지지해서 김 후보가 혹시 피해 본 게 아닐까 걱정했다.
과거 YS·DJ 40대 기수론 때 나온 “청년 정치인 젖비린내 난다” 같은 건가.
40대 기수론 비판과는 다르다. 그건(40대 기수론은) 내용이 있다. 지금 당 혁신 방안으로 내세운 게 ‘자격시험’, ‘토론배틀’이다. 흥행에 도움은 된다. 그런데 이런다고 좋은 정치인이 나올까. 국가와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 어떤 정책과 활동으로 유권자와 당원 평가를 받으며 내실을 쌓는지 평가해야지 ‘늙건 젊건 엑셀 시험 보겠다. 청년들은 다 그렇게 산다. 너희들도 당해봐라’ 이런 식이다. 안 그래도 대한민국이 시험지옥인데 이걸 전면에 펼친단다. 지방선거 때부터 시험 본다는데, 시험 기준은 뭐고, 채점은 누가하고, 토론배틀 승패는 누가 정하나. SNS 정치, 오디션 선발은 과거 지금 여당에서 다 했다.
2012년 4월 총선 앞둔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은 청년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위해 '락 파티(Rock Party)'를 열었다. 이밖에 오디션 프로그램 콘셉트를 차용한 경연도 펼쳤다.

2012년 4월 총선 앞둔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은 청년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위해 '락 파티(Rock Party)'를 열었다. 이밖에 오디션 프로그램 콘셉트를 차용한 경연도 펼쳤다.

누굴 탈락시키지 않는 기본 자격시험이라던데.
그럴 거면 뭐하러 보나. 더 이상하지 않나. 결국 이것 자체가 하나의 형식이다. 2030 어필용 포퓰리즘 정책. 실현 가능성이 없다. 그러니까 당의 혁신 방향이 아니다.
5년 전 한 방송에서 “이준석은 정치 신념과 철학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가.
정치인은 어떻게 치열하게 경쟁시킬까가 아니라 격차를 어떻게 줄일지 고민해야지. ‘경쟁’은 개인적 해법이다. 근데 경쟁을 정치에 맡겨놓겠다니. 5년 전에 “왜 2030 청년들이 쌍용차 사태, 강정마을 가서 기성 정치인들이랑 똑같은 이야기를 하느냐”고 했다. 공동체적 관점의 이야기를 해야지. 철학이 없다는 게 이런 거다.
한편에선 말 안 바꾸고 일관성 있다고 이 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변할 생각이 없다는 거다. 이런 철학 없는 정치를 걸러내야 한다. 그저 ‘정글의 법칙’이 공정하다니 인간사회 법칙과 생물학적 법칙을 등치 시킨다. 교양 부족이다. 대한민국 같은 경쟁만능주의 사회에 경쟁을 더 확대하며 이걸 공정이라고 얘기하면 황당하다.

“여성 할당제 폐지…안티 페미에 편승한 여혐”

‘여성할당제 폐지=반(反) 페미’라는 비판, 너무 확대 해석 아닌가.
(이준석은) 할당제로 뽑은 여성장관들이 문제 있다고 평가했다. 실패한 장관이 대부분이 남자 아닌가. 이런 데 여성만 꼽아서 말하는 건 ‘여혐’ 아닌가. GS25 손가락 모양 논란 벌어졌을 때 숟가락 얹고 부추긴다. 이런 정도로 인식이 천박하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한국에 여성 할당제는 사실상 없다. 성 할당제가 있다. 어느 분야든 남녀가 30% 밑으로 내려가지 않게끔 한다. 여기서 혜택받는 건 오히려 남자가 더 많다. 예를 들어 경찰 시험 할당제 폐지하면 다 (시험 잘 보는) 여자만 뽑힌다. 성비 불균형은 조직 생산성을 떨어트린다. ‘조직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할당제를 한다’는 생각을 해야지, ‘여자가 남자 자리 뺏는다’고 정치인이 선동하면 잘못된 거다. 차별에 편승해서 인기 얻는 건 트럼프 방식이다.
이준석 대표는 “당 지도부 70% 이상 여성 가능하다. 할당제는 공정경쟁 요소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 나온 여성들이 보통 일반적인 여성들이 아니지 않나. 배현진, 조수진, 정미경 의원을 일반적인 여성들과 비교하나. 배현진한테 주어진 기회가 젊은 평범한 여성들에게 주어질 수 있다고 보는 건가.
왼쪽부터 국민의힘 신임 최고위원에 선출된 조수진, 배현진, 정미경 최고위원.

왼쪽부터 국민의힘 신임 최고위원에 선출된 조수진, 배현진, 정미경 최고위원.

재보선에서 20대 남성 70% 이상이 국민의힘 지지했다. 페미니즘 반감도 반영된 건가.
그들이 전부 안티 페미를 이유로 국민의힘 지지한 게 아니다. 민주당에 화가 난 거지. 반면 20대 여성(이대녀)은 더욱 국민의힘 안 간다. 그런데 당 대표가 ‘안티 페미’를 떠든다? 말 한마디 전부 시비 걸린다. 그걸 어떻게 감당할까.
이대남들은 ‘2030 여성은 약자가 아니다’라는데.   
하아…제발 좀 여성들 얘기를 들어야 한다. 남자 커뮤니티에서 자기들끼리 떠들지 말고. 거긴 일종의 군대다. 군대 가면 별소리 다 한다. 택배 받을 때 남자는 자기 이름 쓰지만, 여자들은 남자 이름 쓴다. 밤길에 누가 따라오면 여자는 무섭다. 스토킹 당해서 가족이 몰살당한다. 이렇게 당사자 아니면 차별인지 모른다. 그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귀 닫으면 안 된다. 그리고 이대남들이 ‘여성 차별 없다’는데, 그건 우리 때도 그랬다. 20대까진 보통 사회적 격차가 안 벌어진다. 문제는 사회 생활 계속하면 그 격차가 쫙 벌어지지. 그래서 문제라는 거고.
이준석 대표에게 “남초 커뮤니티에서 주워듣지 말라”고 지적한 걸 두고, 어떤 이들은 ‘50대 꼰대의 잔소리’라고 한다.
이것도 갈라치기다. 성별만 갈라치는 게 아니라 나이도 갈라친다. 난 그냥 조언할 뿐. 안 들으면 어쩌겠나. 우리 때도 어른 말 안 들었다. 그럴 수 있다. 연연하지 않는다. 어차피 자기 인생들이다.
이대남 미워하나.
안 미워한다. 다만 이해 못 하는 부분들이 있다. 자기들의 불만·고통·좌절을 사회나 국가 시스템이 아닌 여성에 표출하는 걸 반대할 뿐이다. 그거 빼곤 뭐…
이준석 대표는 ‘안티 페미’를 내려놓고 2030 여성과 가까워질까.
빠져나오려고 하겠지. 얻을 표는 다 얻었다. 면피성 발언도 할 거다. 여성·지역·청년 할당 폐지 힘들지 않을까. 비현실적이다. 만약 실현한다면 굉장히 강한 저항과 비판을 받겠지. 예전부터 (안티 페미에서) 빠져나오라고 조언했다.

“정유라가 말한 그 ‘능력’이 능력주의”

할당제 폐지는 ‘능력주의’ 연장선에 있는 걸까.
두 개가 만난다. 능력주의도 사실 2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20~60대까지 한국 사람들 모두 능력주의적 환상을 갖고 있다. ‘실력대로’, ‘능력대로’ 이게 이준석의 ‘능력주의’가 아니다. 정유라가 “아버지 잘 만나는 것도 능력이야”에서 말한 그 ‘능력’이다. 지금 대학 시험도 차별 안 하고, 점수로 뽑는다. 그럼 누가 뽑히느냐면 시골 말고 강남 애들이 뽑힌다. 이미 능력주의 사회다. ‘그들만의 리그’를 이루면서 “나는 내 능력대로 한 거야, 왜 나보다 점수 낮은 시골 애가 뽑혀? 말이 안 돼!” 이런 게 그가 말한 능력주의다.
이준석 대표는 “미국처럼 한국도 약육강식과 정글의 법칙을 따르자”고 했다.
사람들은 ‘능력주의(메리토크라시·meritocracy)’를 ‘사람을 능력에 맞게 대접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다. 말은 능력을 얘기하는데, 완벽한 약육강식, 강자를 위한 논리다. 
진보· 여당이 견제하지 않을까.  
이걸 바로 잡으려는 시도 자체가 조국 사태로 불가능해졌다. ‘공정하게 바로 잡는다더니 법적·형식적 공정을 깨버리네? 그럴 바엔 평등 떠들지 마, 차라리 경쟁하자. 이게 더 합리적이야’ 능력주의적 사고를 교정해야 한다는 한국 진보진영 의제 전체에 불신을 가져온 게 조국 사태다. 진보 의제는 위선이라는 의식을 심어줬다. 진보 진영은 보수에 대항할 무기를 잃었다. 이 와중에 이준석이 치고 나온 거고. 
‘중도 아우르겠다’는 윤석열의 ‘공정’은 이준석의 ‘능력주의’와 섞일까.
윤석열이 아직 제대로 된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이제껏 말한 공정은 두 가지다. 진영을 안 가리는 잣대, 그리고 ‘듀 프로세스(due process of law)’, 적법절차다. 그런데 두 개 지킨다고 사회 문제가 해결되나. 우리 사회 대부분의 불공정은 너무나도 ‘적법’하게 이루어진다. 아직 여기에 갇혔다. 이준석과 합쳐지면 ‘모두 무한경쟁해라. 규칙만은 확실히 관리할게’ 이런 감시자가 될까. 이런 메시지로 중도를 잡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뉴스1

김웅 의원 출마 선언은 윤석열이 말한 ‘공정’과 비슷하지 않나.
김웅도 그다지 진보적이지 않다. 그저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들에게 관심 갖자’는 것이다. 경쟁 자체를 부정하자는 메시지가 아니다. 보수니까 납득되는데, 이준석처럼 확 나가버리면 안 된다. 100명이 공정한 룰로 경쟁해서 위너 1명을 뺀 99명의 루저에게 ‘너희들 찍소리하지 마, 룰이 공정했잖아’라고 하면 이들은 사회, 나라 탓도 못하고 전부 본인 탓만 하게 된다. 못 사는 이유를 ‘게을러서’, ‘능력이 없어서’라고 한다. 자기 환멸, 멸시, 좌절에 빠진다. 승자의 나르시시즘, 그 역겨운 자화자찬이 계속 들리는 끔찍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나.
보수 진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이준석은) 총선 나가려고, 인지도 쌓으러 나온 당 대표 선거에서 바람 불어 얼떨결에 당선됐다. 그러니 구체적인 플랜 자체가 없다. 이준석이 당에 들어와서 실질적으로 보수정당이 뭐가 바뀌는지 두고 봐야지. 이벤트는 몇 가지 할 수 있다. 탁현민 이벤트 쇼도 1~2년 정도 하면 뻔히 속이 다 보인다. 사람들은 다 안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대표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에도 따릉이를 애용했으며, 당 대표 차량은 있으나 운전 기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오종택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대표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에도 따릉이를 애용했으며, 당 대표 차량은 있으나 운전 기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오종택 기자

이준석 현상이 ‘여의도’ 문법을 바꿀 거라는 평가도 있다.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릴…. 민주당 소신파들은 덕을 볼 거다. 박용진 의원 같은 사람도 운신의 폭이 생길 테고. 여당도 대선 기획단에 젊은 사람들 더 쓸 수 있다. 과거 DJ도 젊은 피를 수혈했고, 국민의힘도 예전에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같은 이들이 소신 발언했다. 이준석에게 이런 세력이 있느냐도 생각해 봐야 한다. 김웅은 컬러가 달라서 이준석과 안 붙는다. 이준석이 ‘복지도 강화할 거야’라며 한 발 빼겠지만, 그가 말한 ‘능력주의’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준석 대표가 당 내부에서 ‘반페미’, ‘능력주의’ 계속 내세울까.
머리를 잘 쓰니 슬슬 물타기를 할 거다. 근데 할당제부터 걸린다. 당장 경선 때도 공격받지 않나. 경선 보면서 ‘그래 준석이가 한 일이 있다. 나경원과 주호영을 페미니스트로 만들었네’ 이러면서 박수쳤다. 당 내에서 그 정도면 당 밖은 볼 것도 없다. 그 선봉에 내가 서 있을 거고.
보수가 이준석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쓰임이 다하면?  
그러면 안 되지. 당 대표를 세웠으면 중진들이 도와야지. 이준석의 위험 요소들, 공적 영역에서 발언하면 정치적 생명이 끝나는 것들. 이런 부족한 정치철학과 부족한 원내경험은 옆에서 선배들이 보좌해야 한다. 비판하면서도 도와줘야 한다.
2030과 6070의 연합과 4050의 고립이라고 하던데.
20대 보수화 현상은 있다. 6070과 어떤 면에서 동질적인데, 본질이 같진 않다. 20대는 4050 꼰대들보다 훨씬 자유주의적이고 발랄한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론 4050보다 훨씬 보수적이다. 나는 20대가 4050 꼰대들을 후지게 보이게 만들면서 사회를 좀 더 공정하고 평등하고 자유롭게 만들었으면 했다. 근데 안티 페미니즘 같은 차별·혐오적이고 소모적인 쪽으로 흘러가는 게 우려된다.
지역주의 구도 변화를 가져올까.
(본질은) 안 변한다. 다만 ‘TK 데려다가 안 된다’는 걸 TK가 깨달은 것 같다. 재보선 압승에서 교훈을 얻었다. 전략적 선택을 했다. 과거 호남에서 경상도 사람도 상관없다며 대통령 만든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이제 보수가 소수가 되니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이 대표 아끼는 것 같은데. “똑똑한 조카 바라보는 삼촌 같다”라고도.
애정 있다. 그런데 조언하면 ‘개드립’으로 받아치니 문제지. 옳지 않은 일도 말싸움해서 어떻게든 이기면 된다는 식으로 정치한다. 그러지 말고 노무현처럼 지더라도 원칙 있는 패배를 하는 철학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떨어져도 노원구에 세 번 출마하는 것처럼 뚝심을 살려서 치고 나간다거나 전술적으로 지더라도 전략적 승리를 할 줄 알면 좋겠다. 잔머리 굴리기보다 원칙과 소신을 주문하고 싶다.

※진중권 VOICE 인터뷰는 2편 〈조국의 시간과 진보의 미래〉라는 주제로 이어집니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영상=정수경·조은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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