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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쿠팡 '쩐(錢)의 전쟁'…아이오닉5 걸고 배달원 경품 행사

중앙일보

입력

배달 시장에서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간 배달기사 모집 경쟁이 치열하다. 배달 방식을 기존에 주문 5건 안팎을 모아서 묶음 배달하던데서 최근 주문 1건을 곧장 배송하는 단건 배달로 바꾸면서 배달기사 수요가 많아진 게 직접적인 이유다. 이에따라 경쟁사보다 더 많은 배달료를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기차나 오토바이를 내건 경품행사까지 펼치며 배달기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민, 배달기사 대상 전기차 경품 행사  

16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달부터 ‘배민 커넥트 감사페스티벌’이란 이름의 경품 행사를 진행 중이다. 매주 추첨을 통해 다양한 선물을 준다. 최고 상품으로는 5000만원 대에 육박하는 친환경 전기자동차(아이오닉5)를 준다. 한 대도 아니고 총 4대가 걸려있다.
경품행사 대상은 주문 고객이나 음식점 사장이 아닌 배민에서 일하는 배달 인력들이다.

라이더(전업)와 커넥터(부업)를 가리지 않고 배달 10건을 할 때마다 응모권 한 개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행사 대상 기간 중 배달을 100건 이상한 배달기사에게는 총 10건의 응모권이 주어진다. 아이오닉5 외에도 친환경 전기바이크와 전기자전거 등 총 1000여 점의 상품이 걸려있다. 배민 측은 “배달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온 라이더와 커넥터들을 위해 이번 경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배민라이더스 및 B마트 서비스의 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들이 발열조끼를 착용하고, 함께 지급된 조끼 온도 조절용 보조배터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민라이더스 및 B마트 서비스의 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들이 발열조끼를 착용하고, 함께 지급된 조끼 온도 조절용 보조배터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민·쿠팡, 배달원 확보 경쟁 불붙어 

배민의 배달원 대상의 경품행사는 피 말리는 대결을 벌이는 중인 쿠팡을 의식한 것이란게 배달업계의 분석이다. 배민은 이달부터 쿠팡이츠과 마찬가지로 ‘단건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음식 배달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하나하나 따로 배달하겠다는 게 ‘단건 배달 서비스’의 핵심이다. 그간 배민은 주문 5건씩을 묶어 배달하는 식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단건 배달을 하면 아무래도 추가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다. 그간 단건 배달을 도입하지 않았던 이유다. 배달업체들은 단건 배달비의 경우 건당 2500원에서 최대 2만6000원에 이른다. 배달이 몰리는 피크시간 대나 눈ㆍ비 등이 오면 건당 2만원 선까지 배달비를 지급한다. 업계 1위인 배민은 그간 이런 고비용을 우려해 단건 배달 서비스 도입을 미뤄왔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쿠팡이츠가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얻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단건 배달을 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츠는 특히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ㆍ송파구 등 강남 상권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했다. 그래서 서울 강남권에선 배민과 쿠팡이츠의 시장 점유율이 엇비슷하단 평가가 나온다. 업계 내부에선 배민이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에 맞서기 위해 올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원 잡아야 시장도 잡을 수 있어    

음식 배달 시장의 양대 거인이 단건 배달 경쟁을 벌이다 보니, 이를 배달할 일손이 더 귀해졌다. 배민이 친환경 자동차까지 부상으로 내걸며 배달 인력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참고로 배민은 3000여 명의 라이더(전업)와 5만여 명의 커넥터(부업)를 보유 중이다. 커넥터 중 꾸준히 배달에 참여하는 이는 1만명가량이라고 한다. 적게는 수 만 명에서 최대 20만명이 음식 배달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본다.

쿠팡이츠 홍보 동영상. 쿠팡친구로 활동해 온 아이돌그룹 태사자 출신 김형준씨가 모델로 나왔다. [사진 쿠팡이츠 유튜브 캡처]

쿠팡이츠 홍보 동영상. 쿠팡친구로 활동해 온 아이돌그룹 태사자 출신 김형준씨가 모델로 나왔다. [사진 쿠팡이츠 유튜브 캡처]

우수한 배달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경쟁의 핵심이 되다 보니, 쿠팡이츠 역시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부터 배달 파트너(배달기사) 중 도보나 자전거 등으로 배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오토바이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건당 배달 수수로 외에 보험 등 안정적인 근무 환경에서 돈을 벌기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3개월 계약직’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물론 3개월 계약직 채용‘은 서울 송파구 등 일부 지역의 배달 인력을 대상으로 한다. 쿠팡이츠는 과거 배달 친구를 추천하는 이에게 300만원 상당의 오토바이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워낙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배달 인력은 물론 거래 식당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수기ㆍ백민정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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