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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프듀? 승부수 차이나? 걸스플래닛 999에 관심 쏠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걸스플래닛 999' 티저 영상 [자료 CJ ENM]

'걸스플래닛 999' 티저 영상 [자료 CJ ENM]

또 하나의 '프로듀스'일까, 전혀 새로운 오디션일까.
Mnet이 8월 선보일 걸그룹 오디션 '걸스 플래닛 999:소녀대전'의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가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Mnet은 대표적 이벤트인 MAMA(Mnet Asian Music Awards)를 초기부터 연출한 베테랑 윤신혜 CP를 투입하고 한·중·일 합작이라는 '대형 카드'를 꺼내는 등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최대 관건은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지만 순위 조작으로 폐지된 '프로듀스'와의 차별성이다. 2019년 이후 2년 만에 나오는 대형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프로듀스 5'가 아니냐는 냉담한 분위기도 있다.

사상 최초 한·중·일 오디션으로 관심 #"해외에서도 투표 가능, 중국 특혜 없다" # 한·중·일 갈등은 일촉즉발 화약고

'걸스플래닛 999' 티저 영상 [자료 CJ ENM]

'걸스플래닛 999' 티저 영상 [자료 CJ ENM]

실제로 지금까지 드러난 기본 구성은 '프로듀스'의 포맷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지원자들이 미션을 통과하며 라운드별로 일정 인원이 탈락한다는 점과 100% 투표를 통해 가려진다는 점에서다. 또 K팝 마스터 등 각종 마스터들이 멘토 역할을 한다는 것도 기존 심사위원제와 차이가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는다. K팝 마스터는 K팝 걸그룹의 전성시대를 연 소녀시대의 티파니 영과 원더걸스의 선미가 맡았다. 그렇다면 '걸스 플래닛 999'의 차별화는 무엇일까. Mnet 측을 통해 들어봤다.

①중국인 참여로 커진 판=한·일 양국 오디션이라는 파격적 콘셉트를 내걸었던 기존 '프로듀스48'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국까지 끌어들였다는 점이 일단 눈길을 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소속사는 가린 채 철저하게 개인 자격으로 오디션에 참여토록 했다. 이미 중국의 경우엔 데뷔한 유명 걸그룹 소속 멤버들이 참여한 것이 확인돼 주목을 받았지만, 이들은 소속사나 소속 그룹에 대해서는 드러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걸스플래닛 999'의 K팝 마스터를 맡은 티파니 영과 선미 [자료 CJ ENM]

'걸스플래닛 999'의 K팝 마스터를 맡은 티파니 영과 선미 [자료 CJ ENM]

②해외에서도 투표=전체 연습생은 99명. 한·중·일 비율은 33명으로 똑같이 배분했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온라인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방한다. 과거 '프로듀스48'의 경우 한국에서만 투표하도록 하면서 최종 데뷔조 12명 중 일본인 연습생은 3명만 오르는 등 국적 불균형을 보였다. 해외에서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역차별'이 나올 수도 있다. 2021년 현재 중국의 인구는 14억4400만명, 일본은 1억 2600만, 한국은 5100만명이다. 따라서 자칫 인구수를 앞세운 중국이 독식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Mnet 제작진 측은 "그에 대한 '안전장치'를 만들어 뒀다.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특정 국가 독식은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③'픽미'는 잊어라='프로듀스' 걸그룹 오디션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여성성과 호소. 수 십여명의 여성들이 무대를 채운 채 "픽미픽미픽미업"(pick me, pick me, pick me up)이나 "내꺼야 내꺼야 넌 내꺼"를 외치며 표심을 자극했다. 일각에서는 '성 상업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걸스 플래닛 999'에서는 이같은 장면은 찾아보기 어려울 예정이다. Mnet 제작진 측은 "과거보다는 도전과 성장에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지게 될 것이며, 과거와 같은 호소하는 듯한 노래를 내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듀스48'의 공연장면 [엠넷 제공]

'프로듀스48'의 공연장면 [엠넷 제공]

◇불안 요소는 한·중·일 국제 관계
여러 가지 흥행 요소를 갖추고 있는 '걸스 플래닛 999'이지만 불안 요소도 있다. 무엇보다 국제정세에서 화약고 중 하나로 꼽히는 동아시아의 민감한 삼국 관계가 꼽힌다. 특히 과거 '한한령'부터 시작해 최근 홍콩 민주화운동이나 '조선구마사' 사태 등의 여파로 젊은층의 반중 정서는 높아지고 있다. '조선구마사' 사태가 보여줬듯이 프로그램의 존폐 자체를 결정할 정도로 비판 여론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수습이 간단치 않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5~27일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20·30 세대는. 일본보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 측 참가자 중 일부가 '항미원조(抗美援朝)'를 언급하며 지지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는 과거가 알려지면서 반감을 사고 있다. '항미원조'는 중국에서 6·25 전쟁을 가리키는 단어다. 일각에서는 중국 자본이 투입됐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으나 제작진은 "중국 자본은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극기와 대만 국기를 들고 방송에 출연했다가 사과 동영상을 올린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 [중앙포토]

태극기와 대만 국기를 들고 방송에 출연했다가 사과 동영상을 올린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 [중앙포토]

여기에 전통적인 한일 감정이나 중국과 대만 간의 양안 문제 등 불씨는 도처에 널려 있다.
Mnet 측은 "한·중·일 문제는 우리도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라며 "국기 노출이나 국가 언급은 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며 그 외에도 민감한 단어, 상징, 기호 등에 대해서 꼼꼼하게 검토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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