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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닝모먼트> 돌풍이 태풍으로... 김주형은 '다음 목표'를 바라본다

중앙일보

입력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의 축하 물 세례를 받고 환하게 웃는 김주형. [사진 KPGA]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의 축하 물 세례를 받고 환하게 웃는 김주형. [사진 KPGA]

 10대 돌풍.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대세 골퍼’ 김주형(19)의 앞엔 이런 수식어가 붙는다. 아직 상반기가 다 지나지 않았지만, 이번 시즌 6개 대회에서 보여준 퍼포먼스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김주형은 13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끝난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합계 14언더파로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백준(11언더파)을 제치고 올해 첫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KPGA 군산CC 오픈에서 코리안투어 프로 최연소 우승을 거두고서 10대의 나이에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올해 김주형의 성장은 기록에서도 증명된다. 그는 상금(4억7480만원), 제네시스 대상(2942.06점), 평균 타수(69.84타)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6개 대회 중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 등 4개 대회에서 톱10에 올라 톱10 피니시율 부문에서 1위에 올라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국내 남자 골퍼 중에서 꾸준함 만큼은 계속 지켜오고 있다.

SK텔레콤 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는 김주형. [사진 KPGA]

SK텔레콤 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는 김주형. [사진 KPGA]

지난해 코리안투어 3개 대회에 나서고 올해 본격적으로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김주형은 한층 더 성숙해져 있었다. 대회 초반 악천후 때문에 들쭉날쭉해진 일정에 최종일이었던 13일 총 33개 홀 플레이를 치렀다. 그럼에도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되짚어보고 미국에서 있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집중력이 생겼다. 경기를 할 때 힘든 것이 안 느껴질 정도로 강한 집중력이 발휘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푸에르토리코 오픈 등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대회를 경험했다. 앞서 지난해 8월 PGA 챔피언십, 10월 더CJ컵 등도 나섰던 그는 “미국으로 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많이 배웠다”고 했다. 경험이 큰 자양분이 됐고, 목표 의식도 확고해졌다. 그는 “스스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목표도 철저하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잘하고 있는데 왜 저러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오픈에서 코리안투어 통산 2승을 달성한 김주형. [사진 KPGA]

SK텔레콤 오픈에서 코리안투어 통산 2승을 달성한 김주형. [사진 KPGA]

10대 돌풍이 국내 남자 골프계 태풍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통산 두 번째 우승 감격을 누릴 법도 하다. 그러나 김주형은 “이번 우승은 운이 좀 따른 것 같다. 아직 더 발전해야 한다”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앞으로 보여줄 퍼포먼스들이 더 기대된다. 김주형은 "우승했다고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남은 시즌이 더 중요하다. 한국오픈도 다가오고 우승을 목표로 하는 대회들이 많다. 자만하지 않고 더 집중해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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