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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특임 장관과 신용카드 캐시백…송영길의 첫 교섭단체 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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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캐시백 등 ‘3종 패키지’를 중심으로 추경을 편성하겠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 처리를 예고했다. 앞서 밝힌 소상공인 피해 추가지원,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함께 ‘신용카드 캐시백’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면서다.

민주당이 준비 중인 신용카드 캐시백 구상은 올해 7~9월(3분기) 신용카드 사용액이 4~6월(2분기) 사용 실적보다 많으면,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내용이라고 한다. 송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여전히 회복이 더딘 서민경제와 골목상권, 고용시장 회복을 위해 재정의 보다 책임있는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률이 속도를 내는 데 맞춰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환급액 규모 등 세부 내용은 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와 관련해 송 대표는 “백신 접종 현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여름휴가 전 지급과 추석 전 지급을 놓고 당정이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공급대책 특위·청년특임장관 신설 제안

송영길 대표의 이날 연설은 지난달 2일 당대표 당선 이후 첫 본회의 연설이었다. 연합뉴스

송영길 대표의 이날 연설은 지난달 2일 당대표 당선 이후 첫 본회의 연설이었다. 연합뉴스

“6월 국회는 민생의 시간”이라고 밝힌 송 대표는 취임 후 첫 본회의 연설 데뷔전을 치른 이 날 ‘내로남불’ 비판에 대한 반성의 뜻을 거듭 비췄다. “내로남불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도부는 가슴 아프지만 불가피한 선택을 해야 했다”며“무죄추정의 원칙을 넘어 12명 국회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정당 사상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조국의 시간을 국민의 시간으로 전환시켰다”고 자평하면서다.

이어 송 대표는 부동산·백신·반도체·기후변화·한반도 평화번영 등 자신의 ‘5대 어젠다’ 관련 계획을 각각 구체적으로 밝혔다. 부동산과 관련해 “국토교통위를 중심으로 공급대책특위를 만들겠다”면서 “정부와 민주당은 추가 부지를 발굴하여 공급폭탄에 가까운 과감한 공급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의 주택공급 브랜드인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강조하면서 “많은 분들이 임차인에게 오른 집값을 나누어 주는 게 사실이냐고 묻는다. 그렇다. 거짓말 같은 일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청년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통령께 청년 문제를 총괄하는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제안한다”며 “파편적이고 단기적인 청년정책이 아닌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탈원전 속도조절·북한 에너지 공급 주장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후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후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뉴스1

이날 기후변화 극복과 탄소중립·우주개발 등을 역점 과제로 제시한 송 대표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상당 기간 수소,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에너지 믹스 정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탈(脫)원전 속도조절론’이다. 송 대표는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의 첫 청와대 회동에서 SMR(소형 모듈 원자로) 등의 분야에서 한미 원자력 산업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건의했다”고 강조했다.

SMR과 관련해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SMR이 산악지대가 많고 송배전망이 부족한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할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며 대북 정책 활용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이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핵융합발전 상용화를 세계적으로 선도해야 한다”며 “그 핵심은 ‘한국형 인공태양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검찰·언론 개혁 강조…野 “국민이 고통”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쇄신과 미래 비전 제시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지만, 이날 송 대표의 연설에는 당내 강성 지지층의 요구가 집중된 검찰개혁·언론개혁 관련 메시지가 빠지지 않았다. 송 대표는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며 “1단계 개혁이 잘 뿌리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고, 종국적으로는 수사·기소권 분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언론개혁에 대해서는 “미디어바우처법, 포털 개혁,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겠다. 언론 다양성과 책임성, 공공성을 강화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송 대표를 향해 “일주일 동안 아직 아무도 당을 떠나지 않았음에도,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들에 대한 탈당 요구로 마치 할 일 다 했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민생의 시간’을 만들자면서 오직 정권 보위를 위한 것임이 만천하에 드러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고 있으니 국민들은 얼마나 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라는 우려도 밝혔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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