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에 동물들도 고통받고 있다. 남미 칠레의 '부인(Buin) 동물원'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코로나 봉쇄 장기화로 위기에 처한 동물원 식구들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부인 동물원은 칠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설 동물원인 동시에 남미 최대의 동물원이다. 1994년 문을 열었고, 수천 마리의 다양한 동물이 어울려 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대확산으로 봉쇄조치가 길어지면서 동물들이 딱한 처지가 됐다.
다른 시설과 달리 동물원은 살아있는 동물이 있는 곳이라 문을 닫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먹고 잠자고 건강을 돌보며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야 한다. 15일(현지시각) 카메라에 포착된 동물들은 텅 비고 황량한 동물원에서 초췌한 모습이다. 결국 동물원은 이들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공개적으로 후원을 요청했다.
현재 칠레의 코로나 상황은 심각하다. 14일 신규 확진자가 6234명, 사망자가 97명이다. 문제는 국민의 60% 가까이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음에도 신규 감염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엔리케 보건장관은 "신규 감염자 가운데 27%는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마치고 2주가 지났는데도 코로나에 감염됐다. 나머지 73%는 한 차례만 접종받았거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칠레는 14일 수도 산티아고 등에 코로나 확산 규제 조치를 다시 최고 등급인 4단계로 높였다. 산티아고에서는 핵심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만 출근할 수 있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외출하는 것도 1주일에 2차례, 2시간으로 제한된다.
칠레가 백신 접종률이 높은데도 상황이 악화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느슨해진 거리 두기 등을 꼽고 있다. 백신을 접종했어도 방역 조치를 섣불리 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칠레에서는 중국 제약업체 시노백이 생산한 백신 비율이 전체의 80%를 넘는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