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제명 강동희 전 감독 복권 무산

중앙일보

입력 2021.06.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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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강동희 복권을 다룬 재정위가 열린 KBL 복도에는 그의 MVP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강동희 복권을 다룬 재정위가 열린 KBL 복도에는 그의 MVP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감독 시절 승부조작 혐의로 제명됐던 강동희(55) 전 감독은 결국 복권되지 못했다.

프로농구 KBL, 재심의서도 기각
강 “결과 수용, 자숙하며 살 것”

프로농구연맹(KBL)은 15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강 전 감독 복권 재심의 안건을 논의했으나 결국 기각했다. 재정위는 “강 전 감독이 국가대표로서 각종 국제 대회에 출전해 국위 선양에 기여한 점, 징계 후에 지속해서 기부와 봉사 활동을 하고, 유망 유소년 선수 장학사업과 부정 방지 강사로 활동하며 후배 선수들을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스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 안건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기아의 명가드였던 강 전 감독은 원주 동부(현 DB) 감독이던 2011년 브로커로부터 3700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3년 징역 10월 형을 선고받고 형기를 마쳤다. 이어 그해 KBL에서 영구제명됐다.

강 전 감독은 2016년부터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윤리교육 강사로 활동했다. 50차례나 강단에 올라 프로농구·축구·야구·배구·골프 등 종목의 61개 팀 선수들에게 부정 방지 강의를 했다. 강원도 휠체어 농구팀 고문으로 일했고, ‘강동희 장학회’를 만들어 농구 유망주를 지원했다.

최근 프로 10개 팀 감독과 전직 감독, 농구 원로 등이 강 전 감독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제 식구 감싸기’, ‘선례를 남길 수 있다’ 등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면서 복권은 불발됐다. KBL 관계자는 “원칙대로 결정을 내렸다. 이 사안에 대한 재논의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강 전 감독이 복권 재심의를 요청한 건 지도자로 코트에 복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잘못이 농구 선수인 두 아들에게까지 주홍 글씨처럼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강 전 감독은 “탄원서에 지도자로 돌아오기 위한 복권 신청이 아니라고 썼다. 다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아들에 대한 게 가장 컸다”고 말했다.

강 전 감독은 “재심의를 열어준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농구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죄송하다. 앞으로도 자숙하고 봉사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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