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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나쁜 습관 없애주니 기업가치 4조가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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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정세주

정세주

누구나 나쁜 습관 몇 가지쯤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자 봉지를 찾는다거나, 늦은 밤 정처 없이 소셜미디어를 헤매는 것과 같은.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라고 했던가.

정세주 유니콘기업 ‘눔’ 최고경영자 #“헬스케어 앱으로 사용자 건강 코치”

이렇게 내 몸에 나쁜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습관과 단절하게 도와주겠다는 서비스가 있다. 소비자 헬스케어 앱 눔(noom)이다. 눔은 행동 심리학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술과 인간 코칭을 결합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월 59달러짜리 유료 앱인데도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쓴다. 지난해 매출은 4억달러(약 4500억원), 전년의 2배로 뛰었다.

4조원짜리 유니콘의 창업자, 정세주(41·사진) 눔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난달 28일 화상으로 만났다. 유명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등이 주도한 투자에서 5억 4000만달러를 유치했다고 공개한 이후다. 눔은 이번 투자 유치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에 올랐다.

기업가치가 2년 새 4배 이상 올랐다. 투자자들은 왜 눔을 높이 평가한 걸까.
"투자자는 기술혁신이 산업지형을 바꾸는 걸 자주 봤다. 소비자에게 더 친화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쪽이 변화를 주도했는데, 진입장벽 높은 헬스케어 시장은 그런 디스럽션(disruption·붕괴)이 더뎠다. 그렇지만 여기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 투자자는 눔이 그 기회를 잡을 거라고 봤다. 우린 상장회사를 포함해 미국 내 컨슈머 헬스케어 기업 중 매출, 성장 속도, 사용자 수에서 압도적인 1등이다.”
이미 흑자라면서, 거액 투자를 받은 이유는.
"2년 전부터 흑자다. 돈이 바닥나 투자 유치한 게 아니다. 우선,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을 키워본 경험 있는 투자사로부터 배우고 싶었다. 스타트업이 성장단계(growth stage)에서 성숙단계(established stage)로 올라서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두 번째 이유는 더 공격적인 연구개발(R&D)로 사업 영역과 시장 모두 확장하기 위해서다.”
미국 건강보험 시장에 들어갈건가.
"병원 의사가 눔을 처방하고, 보험사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모델이다. 사실 오바마 정부 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미 눔을 의료수가 인정 목록에 올렸었다. 그런데 지난 4년간 이 심사가 보류됐다. 바이든 정부에서 곧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눔은 동부 뉴욕 기반의 B2C 중심의 서비스 기업이다. 사용자가 눔에 기록하는 식단·혈당·혈압·체중·운동량 등 데이터를 AI가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 코치가 앱으로 맞춤 코치를 해준다. 기술 기반이지만, 기술이 전부는 아니다. 모든 과정에서 최종 소비자의 마음을 사야 한다.

눔의 핵심 경쟁력은 뭔가.
“사용자가 전보다 더 건강해지도록 하는 방법론, 그게 우리의 경쟁력이다. 데이터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행동 변화를 끌어낼지 인사이트를 뽑아내고, 서비스에 반영하고, 결과를 다시 분석한다.”
디지털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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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디지털 기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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