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한 여성이 식당 카운터에 놓인 그릇에서 돈을 꺼낸다. 손님들이 식당 직원들을 위해 두고 간 팁을 몰래 훔치고 있는 것이다. 옆에 선 남편은 망을 보고 있다. 부부의 어린 두 아들이 곁으로 와도 아내는 도둑질을 멈추지 않고 남편은 말리지 않는다.
영국 사우스윅에서 있었던 이 일은 이 부부가 이날 하루 동안 벌인 일들 가운데 일부다.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현지 기사에는 비난 댓글 수천개가 달리는 상황이다.
식사하며 반려견 찜통 차에 방치 #구출한 경찰에 "유리 왜 깼나" 항의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은 '영국 최고의 진상 부부'라며 지난 12일 이들이 한 행동을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이날 부부는 이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 비용은 100파운드(약 15만원)나 됐다. 하지만 음식을 다 먹은 뒤 부부는 돌변했다. 직원을 불러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러곤 음식값을 전액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해안가에 있는 이 유명 식당은 결국 부부에게 음식값을 환불해줬다고 한다.
그런데 식당 종업원이 부부의 테이블에 이들이 주문한 적 없는 음료수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직원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뒤 깜짝 놀랐다. 부부가 직원들이 바쁜 틈을 타 식당의 냉장고를 열고 음료수를 마음대로 꺼내 가는 모습이 기록돼 있었던 것이다.
카운터에서 돈을 훔치는 모습도 고스란히 찍혔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부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차 안에 반려견 두 마리를 두고 갔다. 이날 이 지역의 기온은 24도였고, 차는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 주차돼 있었다. 당시 차 안 온도가 47도까지 올라간 상황이었다.
더위에 지쳐 헐떡이는 개들을 발견한 행인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처음엔 차주의 연락처를 파악하려고 애썼지만, 알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경찰은 곤봉으로 뒷좌석의 유리창을 깨 반려견 두 마리를 구해냈다.
차에서 울리는 경보음을 듣고 황급히 차량으로 온 부부는 경찰에게 오히려 항의했다.
여성은 경찰을 향해 "뭐하는 짓이냐. 왜 창문을 깼느냐"며 화를 냈다. 경찰이 "이렇게 더운 날에 개를 차에 두고 가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부부는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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