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줘도 못 구한다…코로나가 키운 인테리어 기사 몸값

중앙일보

입력 2021.06.15 22:05

업데이트 2021.06.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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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9년째 인테리어 시공기사로 일하고 있는 단호철씨는 한샘의 협력기사 가운데 단 7명 뿐인 ‘시공명장’ 중 한 명이다. 코로나19 이후 인테리어 수요가 늘며 최근에는 연간 실수익이 1억원을 넘어섰다. [사진 단호철]

19년째 인테리어 시공기사로 일하고 있는 단호철씨는 한샘의 협력기사 가운데 단 7명 뿐인 ‘시공명장’ 중 한 명이다. 코로나19 이후 인테리어 수요가 늘며 최근에는 연간 실수익이 1억원을 넘어섰다. [사진 단호철]

19년째 인테리어 시공기사로 일하고 있는 단호철(43)씨는 요즘 쏟아지는 일감에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 전체를 수리하는 리모델링 뿐만 아니라 부엌, 거실, 화장실 등 내부 한 곳만 고치는 소규모 인테리어 수요도 크게 늘어서다. 단 씨는 “코로나19 이후 일감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일정이 빠듯해 그마저도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설치하는 가구의 길이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는데 최근에는 연간 실수익이 1억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시공기사 몸값 급등 

급성장하는 인테리어 시장 규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급성장하는 인테리어 시장 규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 꾸미기에 관심을 갖는 가정이 늘며 인테리어 시공기사 몸값이 치솟고 있다. 욕조 설치, 타일 작업 등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작업의 경우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한데 최근에는 기술자가 없어 진행을 하지 못할 정도다. 14일 가구·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실내 인테리어 계약 체결 후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이 일주일 이내였다면 최근에는 보름 이상 대기해야 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 정도다.

인테리어 시공기사는 대부분 개인 자영업자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대형 가구·인테리어 업체가 공사를 발주하면 건별로 계약을 맺고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인테리어 작업 한 건당 시공기사들이 받는 평균 일당은 25만~30만원 선으로 실력에 따라 50만~60만원까지 올라간다. 일감이 늘며 이들의 수익도 급등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경력 1~2년의 사수급 시공협력 기사는 평균 연 수입이 5000만원 수준”이라며 “경력 3년 이상의 베테랑급 시공협력 기사는 연 1억원 이상의 수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구업체 직접 시공기사 육성 나서 

한샘의 인테리어 시공 기사들이 창호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 한샘]

한샘의 인테리어 시공 기사들이 창호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 한샘]

인테리어 수요가 늘며 숙련된 일손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일부 가구업체들은 아예 시공기사 육성에 직접 나서고 있다. 시공 완성도가 소비자 만족도와 직결하다보니 아예 초보자부터 자사 맞춤형 인력으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한샘은 지난 1월 초보·경력 시공인력을 교육하는 한샘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공구 사용부터 재단 작업, 제품 시공 등을 배우는데 최소 열흘, 최대 두 달이 걸린다. 입문 교육을 수료하고 나면 전문 시공 기술자를 보조하며 6개월에서 1년간 현장 실습을 진행한다.

시공 능력이 뛰어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공명장 제도도 도입했다. 지난 4월에는 부엌 시공 경력이 20년 안팎인 기술자 7명을 선정해 명장 칭호를 수여했다. 한샘은 현재 협력업체를 통해 4000여명의 시공기사를 확보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한샘 아카데미 수료생 등을 중심으로 시공인력을 6300여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인테리어시장 올해 60조 돌파할 듯  

현대리바트도 경기도 일자리재단과 손잡고 시공 인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 일자리재단의 위탁교육기관인 한국건설직업전문학교를 통해 건축·목공·가구 시공 기술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오는 9월까지 연수를 마치는 80명의 교육생을 대상으로 3주간 현대리바트 시공 현장에서 실습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교육과 실습에 필요한 2000만원 상당의 교육보조재료도 지원한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현재 1명에서 4명 정도로 구성된 시공기사 300여팀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 시공기사를 30% 이상 늘리기 위해 관련 인력 육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약 41조원 규모로 올해는 6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홈 인테리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숙련된 시공 전문가는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우수 시공기사를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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