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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이준석대표 이후 빨라진 윤석열 행보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 김 전 대통령의 집무실을 살펴보고 있다. 6.15선언 21주년에 맞춰 15일 방문사실을 공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 김 전 대통령의 집무실을 살펴보고 있다. 6.15선언 21주년에 맞춰 15일 방문사실을 공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

15일 오후6시44분 대변인 톡 '정치참여선언 6말7초' 발표 #4월 재보궐 보수민심, 6월 당내경선서 재확인..행보 빨라져

1.오늘 (15일) 오후6시44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 이동훈이 기자들에게 톡을 보냈습니다. ‘윤석열 정치참여 선언 6말7초로 검토 중입니다.’지난 3월 검찰을 떠난 이후 미뤄온 정치참여선언을 6월말이나 7월초 사이 하겠다는 발표입니다. 윤석열 캠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느낌입니다.

2.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아침 YTN 라디오에 출연해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국민들을 만나 여론을 들어보고 국민들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갈 거다.’
‘국민의힘에 그냥 들어가는 것은 윤석열식이 아니다, 윤석열 페이스대로 가야한다..말씀하시는 분들 얘기도 듣고있다.’
‘윤석열 총장의 시간표와 이준석 대표의 시간표가 상충되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다.’
‘(민주당 후보로 등장할 일은 없겠죠?) 그부분은 제가 100%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이동훈은 장예찬 평론가의 ‘택시론’을 강하게 부인합니다. 장예찬은 윤석열이 전문가(모종린 연세대 교수)를 만날 때 동행해 ‘대변인 역할 맡았다’는 말이 나왔던 시사평론가입니다. 장예찬은 지난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이 늦어도 8월 출발하는 버스(국민의힘 입당)에 타야한다’는 말에 대해 ‘택시도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4.이동훈은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장예찬은 ‘윤석열 지지자일뿐’이며 택시론은 ‘개인의견’이라 강조합니다. 이어 ‘윤석열 캠프에서 3,4,5월 지나면서 여러가지 목소리들이 나왔는데, 앞으로는 한 목소리만 나올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대변인인 본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의미도 있지만..그간 혼선을 정리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5.정리하자면..윤석열은 이달말까지 여러 사람을 만나 여론을 듣는 형식의 행보를 마친 다음 늦어도 7월초까지 ‘정치참여선언’을 하기로 캠프내에서 뜻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진 다음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은 0%이고,  제3의길(신당)처럼 버스 안타고 따로 가는 택시는 아니라니..결국 결론은 국민의힘인 셈이죠.

6.이렇게 뻔한 결론을 그냥 쉽게 말하면 될 것을..이리저리 돌려가며 얘기하는 건..일종의 정치적 밀당입니다.
국민의힘에 입당하더라도..이준석 바람에 빨려들어가는 모양이 아니라..‘윤석열 페이스’대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싶은 겁니다. 페이스 조절을 위해 여론수렴을 더 하고, 정치참여를 선언하고서도 국민의힘 입당까지 시간을 두겠다는 생각입니다.

7.결론이 뻔한 것은 윤석열이 ‘따르겠다’는 여론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PNR리서치가 이준석 대표 당선 이후인 12일 조사한 결과, 윤석열에 대한 지지가 더 올라갔습니다. 차기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이 39.1%로 1위. 여권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26.2%입니다. 일주일 사이에 윤석열 지지가 3.4% 올랐습니다. 이재명은 0.5%만 올라 두 사람의 격차도 더 벌어졌습니다. 이준석 바람이 윤석열 지지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윤석열에게 버스를 타라는 여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8.지난 4월7일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6월11일 국민의힘 대표경선 표분석결과도 같은 여론입니다.
서울 부산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 즉 정권교체에 대한 보수의 열망이 6월 대표경선에서 재확인됐습니다. 대표경선에서 확인된 민심은 TK입니다. 서울 부산에 이어 대구까지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투표를 할 정도니..너무나 분명한 메시지입니다.

9.아직 대선까지는 9개월이란 시간이 남았습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많은 사건이 벌어지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큰 틀은 쉽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대선경쟁의 큰 틀이 거의 굳어가는 시점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