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 비상…봉쇄 풀려던 英도 '발목'

중앙일보

입력 2021.06.15 15:34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의 마지막 봉쇄 해제 조치 시점을 4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델타(인도발) 변이로 인한 3차 유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의 마지막 봉쇄 해제 조치 시점을 4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델타(인도발) 변이로 인한 3차 유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순조롭게 일상을 찾아가던 영국이 봉쇄 해제 일정을 4주 연기했다. 인도발 코로나19 변이(델타)가 빠르게 확산하면서다.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이 60%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델타 변이가 세계 곳곳으로 퍼지면서 올 가을 '3차 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영국, 일일 확진자 7000여명, 90%가 델타변이
봉쇄 완화 4단계 한 달 연기… "3차 유행 위험"
"화이자·AZ 2회 접종, 입원위험 96%·92% 낮춰"

14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21일로 예정됐던 마지막 봉쇄 해제 조치의 시행 시점을 다음 달 19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 3월부터 방역 지침을 4단계에 걸쳐 완화해왔다.

존슨 총리는 이날 “조금 더 기다리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예정대로 21일 봉쇄를 완화한다면 바이러스가 백신을 압도할 가능성이 있고, 수천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연기 배경을 밝혔다.

이어 “현재 상황과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여러 증거를 고려할 때 4주 이상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2주 뒤 다시 상황을 판단해 위험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면 더 빨리 봉쇄를 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영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급증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선 지난 9일 이후 6일 연속 7000명 이상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평균 2200명 수준이었다.

특히 신규 확진 사례의 약 91%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경우라고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밝혔다. 델타 변이는 2차 대유행의 원인인 영국발(알파) 변이보다도 전파력이 60% 이상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존슨 총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델타 변이발 세 번째 유행이 우리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이 백신 1차 접종자를 늘리는 데 집중한 탓에 델타 변이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분석을 전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의 경우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쳐야 유증상 감염을 제대로 예방할 수 있는데, 2차 접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만 맞을 경우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33%에 불과하지만, 2회 모두 접종할 경우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각각 88%와 66%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 국민의 45%가 2차 접종을 끝마쳤지만, 1차 접종만 한 경우도 약 20%에 달한다.

PHE는 또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할 경우 델타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중증에 빠지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보다 입원 치료 위험이 약 96% 낮았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지난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 델타 변이에 대한 유증상 감염 예방 효과가 88%라고 밝혔다. 지난 14일에는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델타 변이로 인한 입원 치료 위험이 약 96% 낮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지난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 델타 변이에 대한 유증상 감염 예방 효과가 88%라고 밝혔다. 지난 14일에는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델타 변이로 인한 입원 치료 위험이 약 96% 낮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역시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스콧 고틀리브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13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2주마다 2배로 늘고 있고, 미국에서도 지배적인 종(種)이 될 것"이라며 "가을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유행병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델타 변이는 영국 등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중국, 아프리카, 태평양 연안 국가들까지 확산돼 총 74개국에서 확인됐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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