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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막판에 뿅? 당원들 지지 안 해" 거세지는 尹견제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월 4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 1월 4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본격 대선 행보가 가시화되자 국민의힘에서 그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는 1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인을 위해서 (대선 경선 시기를) 늦추고 당기고 하는 것은 안 된다”며 “윤석열 전 총장은 공정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특별대우라는 건 공정이 아니다”며 “특정인을 특별대우하는 게 당의 지지율에 더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대선 후보 검증과 관련해선 “물건 하나 살 때도 정말 이모저모 따져보고 사잖나. 대통령을 뽑는다는 건 부동산·집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위험성이 많은 투자”라며 “바깥에서의 공격이 더 혹독하지 안에서는 기본적으로 같은 편인데, 만약 상대 당에서 치사한 걸 갖고 공격한다면 우리 당은 보호해 주는 입장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 이후 받게 되는 내부 검증 보다 당 밖에 머무는 그에게 쏟아질 여당의 공격이 훨씬 더 거칠고 위험하다는 논리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도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가 ‘버스 입당론’을 이야기했는데 (윤 전 총장 지지자인 시사평론가 장예찬씨가) 목적지 가는 버스만 있냐, 택시도 있다는 답변이었잖냐”며 “잘못 이해가 돼 목적지가 입당이 아니라 대선이라고 하면 ‘택시 신당론’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총장이) 버스 탈 건지, 버스 정당 갈 건지, 택시 정당 갈 건지 명확한 입장을 빨리 표명해야 한다”며 “만약에 우리 정당 입당을 하려면 빠를수록 좋다. 늦으면 늦을수록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선례가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지난 14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앞서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 14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앞서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준석 “尹, 국정운영할 수 있느냐 질문 답해야”

지난 11일 당선 이후 연일 윤석열 전 총장에게 입당을 촉구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다시 윤 전 총장을 압박했다.

전날 “지금 호사가들이 윤석열 전 총장의 반부패 이미지가 자체 발광이냐, 반사체냐 이야기한다”고 말했던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대선이라는 것은 문재인 정부와 싸우던 이미지, 저항의 이미지 말고도 결국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느냐에 대한 국민들의 질문에 답을 해야 된다”며 “(답변은) 늦으면 늦을수록 국민들이 다소 오해할 소지가 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대선 경선 버스론’을 내세우고 있는 이 대표는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우리 당의 당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있어야만 나중에 (대선 때) 당원들의 적극적인 서포트를 받을 수 있다”며 “막판에 뿅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우리 당원들이 지지해줄 것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원) 마음을 얻고 함께 소통하는 것이 당밖에 있는 대선 주자들에게도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며 “그러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저는 그 시간을 8월 말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려면 8월까지는 하라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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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코로나 백신 접종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막판 뿅’ 발언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급하게 합류한 후보가 당력을 모아서 집권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대선 후보는) 당과 일체화 과정 거쳐야 하고, 당의 강경 보수 입장에 동의하란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공존할 수 있는 공감대 정도 형성하자는 것이라 무리한 요구가 아닐뿐더러 당연한 수순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택시론, 尹 특별 존재로 보는 걸로 비춰질 수 있어”

전날 논란이 됐던 시사평론가 장예찬씨의 ‘택시’ 발언에 대해선 “택시론이란 건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조심스럽게 내야할 메시지인데 (장씨가) 윤 전 총장과 교감 하에 낸 메시지는 아닐 걸로 본다”며 “공정과 반부패 이미지 위해 서 있는 윤 전 총장 입장에서 택시론은 자칫 오해하면 특혜까진 아니라도 본인을 특별한 존재로 보고 있는 걸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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