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김정은 'K팝은 악성 암'…北여성들 '오빠' 부르면 추방"

중앙일보

입력 2021.06.15 06:01

업데이트 2021.06.15 06:38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7일 당 중앙위원회와 도당위원회 책임간부 협의회를 소집했다고 조선중앙TV가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7일 당 중앙위원회와 도당위원회 책임간부 협의회를 소집했다고 조선중앙TV가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젊은층 사이에서 영화, 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K-팝을 ‘악성 암(vicious cancer)’이라고 부르며 북한 내 한류의 확장을 우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이 K-팝을 북한 젊은이들의 복장, 헤어스타일, 말, 행동을 타락시키는 ‘악성 암’으로 규정했다”며 “국영 매체를 통해 이를 내버려 두면 북한이 ‘축축하게 젖은 벽처럼 무너져내릴 것’이라고 경고하며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지역 간 이동을 통제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 한국 음악, 드라마 등에 대한 수요가 덩달아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특히 북한의 MZ세대들은 그동안 “반사회적”이라는 탄압에도 한국 영화, 드라마, 케이팝 등을 꾸준히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K-팝을 밀반입 했던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요즘 북한 젊은이들은 김정은에게 아무런 빚도 없다고 생각한다. 김정은이 가족 통치의 기반을 잃지 않으려면 젊은층에 대한 이념 통제를 더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해 연말부터 청년 세대들의 '변화'를 통제하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남한 영상물 유포자에 대한 형량을 최대 사형까지 끌어올렸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과거엔 남한의 방송을 보다가 적발되면 최고 징역 5년 형이 선고됐지만, 이 법 제정 후에는 최대 15년으로 강화했다.

해당 매체가 입수한 북한 정권 문서에 따르면, 북한 청년들은 한국 콘텐트와 한국식 말투를 검색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들어 북한 여성들은 그동안 데이트 중인 남성을 ‘동지’라고 칭했으나,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이런 언어들을 ‘변태적’(perverted)이라고 비판했으며 남한 사투리를 모방하다 붙잡힌 사람들의 가족들은 경고의 의미로 도시에서 추방될 수 있다는 내용도 문서에 담겼다.

이에 대해 지로 이시마루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 편집장은 "한국의 문화적 침공은 김정은과 북한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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