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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먼저 찾은 이준석 “보수 정당도 보훈 소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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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으로 14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한 뒤 유족을 만나 위로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왼쪽 세번째는 김기현 원내대표.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으로 14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한 뒤 유족을 만나 위로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왼쪽 세번째는 김기현 원내대표. [뉴시스]

“오늘부터 우리가 행하는 파격은 새로움을 넘어 새로운 여의도의 표준이 돼야 합니다.”

일정 첫날 동작 아닌 대전현충원 #“대전엔 서해 수호 희생자 계셔” #광주 건물붕괴 합동분향소 조문 #의총에선 “반문 빅텐트가 소명”

이준석(36)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하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우리의 언어가 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 출근길에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탄 것과 관련해 “보좌진과 국회 직원의 따릉이 이용빈도가 높은데, 정치인 한 사람의 타는 모습이 주목받는 게 더 놀랍다”며 “젊은 세대에겐 이미 친숙한 것이지만, 주류 정치에서 외면받았던 논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선점하는 정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의 ‘입’뿐만 아니라 ‘발’도 기존 여의도 문법을 탈피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새로 선출된 정당 대표는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곤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이 아닌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이 대표는 “대전엔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서해를 수호하다 희생하신 분들이 계시고, 포항 마린온 헬기 사고의 순직 장병도 있다”며 “지금까지 보수 정당에서 보훈 문제나 사건·사고 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면서 개선 의지를 담아 대전 현충원부터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썼다. 이곳에서 천안함 희생 장병 유가족과 만난 그는 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울기도 했다.

이대표가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 평소 손글씨보다는 키보드를 주로 쓰는 MZ 세대의 필체라는 얘기가 나온다. [뉴스1]

이대표가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 평소 손글씨보다는 키보드를 주로 쓰는 MZ 세대의 필체라는 얘기가 나온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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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민의힘 지도부는 광주로 향했다. 철거건물 붕괴 피해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며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를 열었다. 상견례 자리였지만, 사무총장 등 인선을 두고 신경전도 있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해야 할 일이 사전 공개되면 최고위가 형해화되고 아무런 역할을 못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최고위 위상에 대해 신경 써 달라”고 말했다.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도 논의됐다고 한다. 이날 의원총회도 열렸는데 이 대표는 “우리 당 밖에 있는 훌륭한 주자들, 그리고 우리 당 안에 있는 대선주자 등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 맞설 빅텐트를 치는 것이 제 소명”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대선 승리가 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함께해주고 지도해주고, 무엇보다 믿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기정·성지원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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