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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동업자’ 인도네시아, “라팔 전투기 36대 계약” 현지 보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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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다목적 전투기 라팔. 크로아티아 정부 트위터 계정

프랑스의 다목적 전투기 라팔. 크로아티아 정부 트위터 계정

인도네시아 정부가 프랑스에서 전투기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KF-21 보라매 전투기를 공동개발하는 한국 입장에선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36대 계약 체결” 현지 보도 #방사청 “비교 대상 아니다” #4.5세대 전투기 경쟁 치열해

지난 1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기반을 둔 ‘에어스페이스 리뷰’는 “지난 7일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프랑스 닷소사와 라팔 전투기 36대를 구매하는 초기계약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는 “계약은 인도네시아가 선급금을 지불할 경우 오는 12월에 발효된다”며 “절충교역 등 일부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라팔 전투기 도입은 지난해 10월 프라보우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프랑스를 방문해 프로렌스 팔리 프랑스 국방부 장관을 만난 뒤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당시 프랑스 현지 매체는 “인도네시아에서 라팔 전투기 48대 도입을 추진한다”며 구체적인 사항도 언급했다.

1996년 열린 '서울에어쇼 96'에서 라팔전투기가 공중곡예를 펼치고 있다. 당시 한국은 라팔 도입을 검토했었다. 중앙포토

1996년 열린 '서울에어쇼 96'에서 라팔전투기가 공중곡예를 펼치고 있다. 당시 한국은 라팔 도입을 검토했었다. 중앙포토

지난 2월 닷소사 관계자들이 자카르타를 방문해 계약 준비에 들어갔다. 같은 달 19일 파자르 프라세티오 인도네시아 공군참모총장이 직접 라팔 도입 계획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파자르 총장이 “올해부터 2024년까지 다양한 현대식 방위 장비를 갖출 계획이며 여기엔 F-15EX와 라팔 전투기가 포함돼 있다”고 밝히면서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개발비용의 20%인 1조 7300억원을 분담키로 약속했지만, 착수금을 포함해 2200억원만 납부했다.

KF-21 개발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은 “라팔 전투기를 구매해도 KF-21 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방사청은 지난 2월 “라팔 전투기 도입은 인도네시아 공군 전력 공백을 보강하는 사업으로 KF-21 공동 개발과는 별도의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2024년까지 필수전력을 확보하는 사업과 2026년 이후 도입하는 KF-21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중앙포토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중앙포토

방사청은 14일 “현지 보도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라팔 전투기 도입 결정에 따른 KF-21 개발과 관련한 통보나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의 오보 가능성도 열어 놓고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지 소식통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었고, 특별한 동향도 파악되지 않아 계약 소식을 전한 보도가 사실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추가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다목적 전투기 라팔의 기동. 유튜브 RAFALETIGRE1 계정 캡처

프랑스 다목적 전투기 라팔의 기동. 유튜브 RAFALETIGRE1 계정 캡처

그러나 세계 방산시장 동향을 볼 때 안심할 수도 없다. 게다가 넉넉하지 못한 인도네시아 국방비 사정 때문에 라팔 전투기를 대량 구매할 경우 KF-21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나왔다.

단순한 분담금 문제를 넘어선다. 인도네시아 시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동남아 지역의 잠재적인 고객을 모두 빼앗길 수 있어서다.

라팔은 최근 경쟁 상대인 미국 록히드마틴의 최신 개량형 F-16 블록 70/72을 꺾으며 파죽지세를 보인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지난달 28일 라팔 FR3를 구매한다고 밝혔다. 크로아티아 매체도 지난달 20일 크로아티아가 12대의 중고 라팔을 구매한다는 계획을 보도했다.

이처럼 라팔의 인기는 앞서 인도(36대), 이집트(54대), 카타르(36대), 그리스(18대) 등에서 날아온 주문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라팔은 2001년부터 배치에 들어간 다목적 전투기로 핵무장도 가능하다. 아프가니스탄(2007년), 리비아(2011년)에서 실전 능력을 검증받았다.

군사 칼럼니스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라팔은 KF-21보다 앞서 4.5세대 전투기로 개발됐다”며 “꾸준한 성능개량으로 2070년까지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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