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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따면 생맥주처럼 거품 폭발"…집콕族 노린 ‘홈바디’ 떴다

중앙일보

입력

일본 아사히맥주는 최근 역발상의 신제품을 자국 시장에 내놓았다. ‘아사히 수퍼 드라이 나마조키 캔’이다. 나마조키는 일어로 생맥주잔이란 뜻이다. 이 제품의 뚜껑을 따면 생맥주처럼 거품이 폭발하듯 올라온다. 일반적인 캔 맥주의 경우 뚜껑을 열면 거품이 많이 나지 않도록 제작한다. 그런데 이 제품은 오히려 거품이 일부러 넘치도록 만든 것이다.

아사히맥주는 ‘뚜껑을 열면 바로 거품이 올라와 마치 술집에서 생맥주를 마시는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상품’이라고 홍보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술집 매장용 맥주의 수요가 줄어들자 ‘집콕’ 소비자를 겨냥한 가정용 신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14일 한국무역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소비자의 ‘집콕’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이를 노린 전략적 제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를 신조어로 ‘홈바디 경제(Homebody Economy)’라 부른다. 홈바디는 영어로 집에 있기 좋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매장 없이 배달에만 초점을 맞춘 버추얼 레스토랑이 미국에서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사진 KOTRA]

매장 없이 배달에만 초점을 맞춘 버추얼 레스토랑이 미국에서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사진 KOTRA]

미국에서 홈바디 경제가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곳은 음식 배달 분야다. 인건비와 거리 문제로 배달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미국에서 각종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음식 배달 서비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성업 중이다. 최근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져 사람들이 외식에 나서고 있지만, 음식 배달과 같은 새로운 소비 방식에 이미 익숙해진 소비자가 많다.

이를 노리고 별도의 신규 매장 개장 없이 오로지 배달에만 초점을 맞춘 이른바 ‘버추얼(Virtual) 레스토랑’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매장에서 손님을 받고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만을 전문으로 하는 가상의 매장이다. 대부분의 버추얼 레스토랑은 우버이츠·도어대시와 같은 음식 배달 앱과 공동으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모기업 블루밍브랜즈는 텐더쉑(Tender Shack)이란 치킨 전문 버추얼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프랜차이즈 칠리스를 운영하는 브링커인터내셔널도 이츠저스트윙스(It’s Just Wings)를 내놓았다. 앱으로 주문하면 신선하게 조리한 식품을 배달해준다.

지난달 음료 회사 펩시가 선보인 펩스플레이스(Pep’s Place)는 기존의 버추얼 레스토랑과는 조금 다르다. ‘콜라부터 먼저 나오는’ 콘셉트에 따라 음식부터 고르는 게 아니다. 우선 펩시의 음료를 먼저 고른 다음 해당 음료에 가장 잘 어울리는 햄버거·치킨·샐러드 등 요리를 추천받아 나중에 주문하는 구조다.

미국 음료 회사 펩시가 선보인 펩스플레이스 앱. [사진 펩시]

미국 음료 회사 펩시가 선보인 펩스플레이스 앱. [사진 펩시]

우은정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스페셜리스트는 “온라인 주문과 배달 문화에 익숙해진 미국 소비자의 집콕 트렌드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버추얼 레스토랑이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많은 기업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냄새에 둔감했던 중국인들도 집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자 이를 노린 실내용 방향제(디퓨저) 출시가 늘고 있다. 덕분에 중국에서 지난해 1월 이후 차량용을 포함한 실내용 방향제 시장이 지난해 5월을 제외하곤 매달 성장세를 보였다. 무역협회가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최근 주요 58개국을 분석한 결과, 올해도 방향제의 수요 잠재력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중국을 꼽으며 한국 기업의 시장 공략을 제안했다.

강내영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재택근무 등 실내 생활이 증가하면서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을 위한 방향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동시에 인테리어 소품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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