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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없는 혜택 불편"…22억 포기한 네덜란드 공주의 품격

중앙일보

입력

네덜란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카타리나-아말리아 공주는 약 22억원 상당의 왕실 수당을 앞으로 몇년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네덜란드 총리에게 보냈다. [AP=연합뉴스]

네덜란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카타리나-아말리아 공주는 약 22억원 상당의 왕실 수당을 앞으로 몇년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네덜란드 총리에게 보냈다. [AP=연합뉴스]

카타리나-아말리아 네덜란드 공주가 연간 약 22억원 상당의 왕실 수당을 공식 활동 이전까지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장녀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아말리아는 18세가 되면 자동으로 왕실 수당을 받는다.

국왕 장녀 "다른 학생들 코로나로 힘든 시기"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아말리아 공주는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에게 손편지를 보냈다. 아말리아는 손편지에서 “오는 12월 7일이 되면 나는 18세가 되고, 법에 따라 왕실 수당을 받는다”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받는 혜택은 불편하다”고 적었다.

이어 “다른 학생들은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네덜란드 공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 때까지 이 돈을 받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카타리나-아말리아 네덜란드 공주가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에게 보낸 손편지. 네덜란드 공영방송인 NOS가 공개했다. [NOS 캡처]

카타리나-아말리아 네덜란드 공주가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에게 보낸 손편지. 네덜란드 공영방송인 NOS가 공개했다. [NOS 캡처]

편지를 받은 루터 총리는 “졸업을 축하한다”면서 “아말리아의 결정을 존중하고 감사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졸업 시험을 통과한 아말리아는 1년간 학업을 중단하고 봉사활동이나 여행을 떠나는 ‘갭이어’를 가진 후 대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다.

아말리아가 포기한 1년 왕실 수당은 직접 지급받는 30만 유로(약 4억원)와 직원 인건비와 기타 비용 등 추후 청구하는 130만 유로(약 19억원) 등 총 160만 유로(약 22억원)다. 네덜란드 왕족이 왕실 혜택을 포기하는 경우는 아말리아가 처음이다. 네덜란드 왕가가 받는 수당은 유럽 군주제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AP통신은 네덜란드에서 왕실의 인기가 하락하는 가운데, 아말리아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내다봤다. 아말리아의 부모인 네덜란드 국왕 부부는 지난해 10월 가족들과 그리스로 휴가를 떠났다가 혹독한 비판을 받고, 하루 만에 귀국한 바 있다. 당시 알렉산더르 국왕은 영상을 통해 “우리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배반한 것은 상처”라는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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